한참을 정신없이 걸었다. 문득 내가 서 있는 자리가 낯설게 느껴져 발길을 돌리려 하는데 그만 방향 감각을 잃어버렸다.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본다. 넓고도 넓다. 어디로 가야 할지…… 구름이 가는 곳으로 한 번 가볼까? 오늘은 내가 있는 자리에서 그냥 쉬고 싶다. 김순애는 그냥 순애일 뿐이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하나님께 내 마음을 드린다. "주님, 도와주세요. 내 마음을 이길 수 있도록 주님, 도와주세요. 힘을 주세요. 나를 지킬 수 있도록……."
1년에 200회 이상 행사를 하고 200회 정도의 강의를 합니다. 늘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나만의 파라다이스, 보물섬 같은 실버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만날 때마다 주름진 얼굴에는 미소의 분칠을 해주고, 입술에는 호탕한 웃음의 루즈를 발라주고, 마지막 남은 열정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며 손잡을 수 있도록 그 거친 손바닥에 꿈을 쥐여주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늘 한결같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찌 이리 이쁘노. 우리 예쁜 레쿠리 선생." 실버 친구들이 저를 `레쿠리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이 잘 되지 않아서입니다. "선생님, 말이 너무 길어요. 그냥 레쿠리 선생이 좋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10년 동안 예쁜 레쿠리 선생이라 불리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 등지는 날까지 즐거워하며 좋은 세상 나들이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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