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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만추단상(晩秋斷想)
 
김상국 전 농협은행 울산본부장ㆍ경제학박사   기사입력  2018/11/20 [15:21]
▲ 김상국 전 농협은행 울산본부장ㆍ경제학박사    


만추, 11월 끝자락이다. 40도를 넘나들던 지난 무더위 덕분인지 올가을의 단풍색이 유난히도 곱더니만 몇 차례의 가을 비바람에 앙상한 가지가 하루가 다르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봄 파릇파릇 새 잎들이 자라 한여름의 푸른 숲을 이루더니 어느새 가을 낙엽이 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니 생노병사의 우리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 동안 수십 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나이 육십을 목전에 둔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느끼는 이 가을의 소회(所懷)는 어떤 걸까?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오는 친구들의 부모님 부고와 자녀출가 소식은 이제 우리 세대가 지금까지 익숙했던 것들과 결별하고 하나씩 떠나보내야 할, 인생기의 가을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크든 작든 다 삶의 목적이 있겠지만 한마디로 함축한다면 행복하게 사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무엇이 행복이며, 과연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 삶일까? OECD에서는 행복을`사람들이 삶을 영위하면서 얻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정서적인 반응으로써, 긍정적이고 건강한 정신상태`라고 정의하면서 매년 삶의 만족도지수(BLI)를 발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4년 25위, 2015년 29위, 2017년 30위로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에 의하면 세계 주요국가중 행복순위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이며, 우리나라는 156개국 중 57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1인당 GDP 순위를 보면 핀란드가 22위이고 우리나라가 28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1인당 국민소득이 비록 우리나라의 1/10에 불과하지만 97%의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부탄의 경우를 보면 꼭 돈만 있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닌 건 분명한 것 같다. "내가 어려울 때 내 이웃이 기꺼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믿기에 행복하다"는 부탄 국민들의 의식이 곧 행복의 원천이라는 점은 각자 자기 자신과 가족만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오늘날 우리들의 자화상이 결국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게 한다.


그리고 주체적인 자기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보여주려는 비교의식도 행복한 삶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기 심장이 뛰었으면 하는 속도로 뛰게 하는 일을 하고 또 그런 사람과 함께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사람은 가장 자기다울 때에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 일게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수많은 성현들이 오래전부터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좋은 말씀과 귀감을 보여주었지만 도대체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아무리 보고 들어도 돌아서면 다 잊어버리는 게 미련한 우리 중생들이다. 흔히 쓰는 우스갯말로 `너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행복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다. 네가 행복하면 나는 더 행복해지는 시너지(synergy)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 생각하고 이타적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건 어떨까? 꾸뻬씨가 찾아 나선 행복여행 길에서 마침내 만난 노승(老僧)의 가르침은 `행복을 목적이라고 믿는 것`이 우리들의 첫 번째 실수라는 것이다.

 

행복이란 결국 작은 것에 만족하고, 매사에 감사하고, 서로를 배려하며 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삶의 열매가 아닌가 싶다. 끝으로,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믿고 있는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꾸뻬씨의 시를 다시 한번 음미하면서 이번 가을을 나 자신부터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춤춰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는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없는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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