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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전 상서
 
김시훈 사랑의 편지쓰기 최우수상자   기사입력  2018/11/27 [16:44]
▲ 김시훈사랑의 편지쓰기 최우수상자

엄마!!
오랜만에 불러보네요
날씨가 스산한 것이 가을을 넘어 초겨울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세월이 이렇게 빠르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머님 하고 더 많이 여행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럴 걸 그랬습니다. 후회스럽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 껄껄껄(더 사랑하며 살껄, 더 웃으며 살껄, 더 도와주며 살껄) 하며 죽는다고 하는데 제가 그짝 나게 생겼습니다. 새삼 어머니의 생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머니는 참으로 위대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참으로 지혜로우셨습니다.
어머니는 여자가 아니셨습니다. 위대한 스승 이셨습니다.


인생 전체가 가난으로 덮여 사셨고 4남2녀 자식 뒷 바라지에 젊음을 바치셨습니다. 고등어 한손을 졸이면 무가 더 많았고 대가리가 맛있는 거라며 늘 살 한점 없는 뼈를 드셨습니다. 시골에선 가족이 먹기에 부족한 농사에 남의 일 품팔이를 밥먹듯이 하셨고  살기 힘들어 서울로 도망치듯 올라 왔지만 축구공을 꿰매는 부업에 허리가 다 망가졌습니다.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열차 안에서 떡장사도 하셨다고 합니다. 설상가상 아버님은 6.25 참전용사로 다리를 다치셨는데 보훈대상자 판정을 못받으시고 직장생활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잔병치레를 하시다가 고혈압으로 58세에 세상을 뜨셨습니다. 

 

어머니 연세 올해 88세 !
그야말로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어머니의 인생 고난기입니다.


그런 삶속에서도 자식들을 위해 온 몸을 바치셨고 자식을 희망으로 사셨습니다. 자식들이 가정을 이루고 살만하니 어머니는 연로 하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는 지금 요양원에 계십니다. 이글을 읽을 수도 없고 제가 찾아 뵈도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학벌은 없어도 이치에 밝으셨고 정도에 어긋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세월엔 장사가 없나 봅니다. 엄마가 재산 60억이 있어서 자식들에게 10억씩 줄 예정이라면 자식들이 서로 모신다고 하고 지금보다 더 자주 찾아 뵙고 관심가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나 지금 어머니는 무일푼입니다. 시장표 옷 몇가지와 성경책이 전 재산입니다.


요양원에서 나오는 영양가 없는 밥과 사탕 간식이 전부이고 창밖을 보거나 멍하니 앉아 있는 게 하루 일과입니다. 정신이 멀쩡하실 때 전화를 하면 마지막에 꼭 잊지 않으시는 것이 있습니다.


"아들 사랑해" 나는 단 한번 답을 드린 것 같습니다 "사랑해요 엄마"
눈물이 납니다. 인생은 사랑하며 살 일입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어머니께서 지금상태로 오래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올 겨울은 덜 추웠으면 좋겠습니다.
2018. 11. 21.
못난 셋째 아들 올림

 


*본 기고문은 본사 주최 `2018 사랑의 편지쓰기`에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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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27 [16:44]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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