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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59회 > 사과와 젊은 새댁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8/12/02 [19:02]

길가 좌판에서 젊은 새댁
사과를 고르네.
한 접에 단돈 만원이라고 쓰여 있네
귀밑머리 희끗희끗한 사과장수
씨알이 기가 막히지 않느냐며
맛보기 한 조각 건네네
내가 보기에는 시원찮은 것이 고놈이 고놈인데
젊은 새댁
애써 벌레 먹고 찌그러진 사과들을 젖히면서
매끈하고 통통한 사과
한 입 베어 무네
시큼하고 단맛이 딱, 새댁의 입맛이었네
사과 장수 한 눈에 알아본다는 듯 빙긋이 웃으면서
-벼슬을 하셨군요
젊은 새댁 수줍게 따라 웃더니
두 손을 가지런히 아랫배에 올려놓네
뱃속의 아기가 엄마와 함께 사과를 먹네

 


 

 

▲ 정성수 시인    

5일장은 닷새마다 서는 시장으로 근대 상설 시장이 들어서기 전의 상거래 장소다.

 

5일장에는 따끈따끈한 추억이 있다. 흥정을 하며 건네는 훈훈한 덤이며 장돌뱅이들의 거친 고함소리들이 정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5일장이 백미는 좌판점이다. 좌판점은 땅에 물건을 늘어놓고 파는 가게로 노점 좌판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린다.

 

골목이나 자투리땅에 천막을 치고 궤짝 몇 개 위에 먹거리나 잡화를 진열해 놓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영세한 점방 정도다.

 

주로 골목이나 후미진 곳에 자리 잡은 좌판점에는 뜨거운 순댓국밥이 있고 생활 도구를 파는 상인들이 보인다.

 

과일을 파는 리어카에는 각종 과일들이 단내를 풍기고 싸구려 바지나 요란한 무늬의 티셔츠를 파는 리어카는 손님을 불러들인다.

 

어물을 파는 좌판점에는 싱싱한 고등어나 팔딱팔딱 튀는 붕어나 피라미 따위를 판다. 여기에 엄마 손을 붙잡고 5일장에 나온 계집아이도 빼놓을 수는 풍경이다.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떨이요! 떨이`를 외치는 상인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채 팔지 못한 물건들을 챙기는 사람들과 마지막 흥정을 하는 사람들이 뒤엉키며 5일장의 하루는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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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02 [19:0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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