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계획을 이행 중인 조선 3사가 인력 구조조정에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말을 앞두고 희망퇴직에 들어갔고,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계획보다 감원 폭을 줄이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 현대중공업은 추가 조치는 답보 상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기존 희망퇴직 위로금에 연령에 따라 1천0만~4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1959~1960년생 1천만원, 1961~1963년생 2천만원, 1964~1978년생 4천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도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16년 약 1조4천5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만들어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 중에는 전체 인력 1만4천여명의 30~40%(4200~5600여 명)를 올 연말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3분기 말 기준 직원수는 1만324명으로 지금까지 3천700여명을 줄였다.
계획대로면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500~1900명을 내보내야 한다.
삼성중공업은 저조한 수주 실적이 이어져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액은 82억달러로 현재까지 49억달러(59.8%)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 3사 중 꼴찌로 유일하게 수주 달성률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구조조정안보다 감원 폭을 줄이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 중이다.
대우조선은 2016년에 마련한 자구계획안에서 2015년 말 1만3천199명이었던 인력을 올해 말까지 9천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우조선의 임직원 수는 9천960명으로, 계획을 이행하려면 1천명 가까이 감원해야 한다.
그러나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매출 등 실적 예상치가 달라졌다며 "인력 구조조정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계획대로 대규모로 감축하면 회사 경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채권단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력 구조조정을 수정하기 위한 절차 등은 아직 공식적으로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으로 예상되는 삼정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와야 감원 규모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8척, 초대형컨테이너선 7척, 특수선 4척 등 총 41척 약 54억5천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인 73억달러의 약 75%를 달성했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올해 8월 해양플랜트 공장이 가동 중지에 들어가면서 이미 한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1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 중단으로 1천200여명의 유휴인력이 생겨 인력 효율화 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평균임금의 4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은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회사 관계자는 "유휴인력은 대다수 교육을 받고 있다"며 "(인력 구조조정)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 김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