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스트 에너지ㆍ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 팀. (사진 = 유니스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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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동시에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후변화를 막고 에너지를 저장하며, 미래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일석삼조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기술인 `하이브리드 나트륨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물에 녹인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전지 시스템인데, 작동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제거하고 전기와 수소를 생산한다. 김건태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활용 및 저장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이산화탄소 분자를 다른 물질로 쉽게 전환하는 게 관건인데, 새로운 시스템에서 `이산화탄소의 용해`로 이 문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전기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산성도가 높아지면 양성자가 많아져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는데, 이를 이용해 전지 시스템을 만들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서 전기도 생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이브리드 나트륨-이산화탄소 시스템은 연료전지처럼 음극(나트륨 금속)과 분리막(나시콘), 양극(촉매)로 구성된다. 다른 전지와 달리 촉매가 물속에 담겨 있으며, 음극과 도선으로 연결된 상태다. 이 시스템은 전극의 손상 없이 1000시간 이상 작동되는 안정성을 보였다. 자발적인 화학반응을 유도해 이산화탄소 활용과 제거에 응용 가능할 전망이다.
김건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이산화탄소 활용 시스템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파생 연구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해질과 분리막, 시스템 설계, 전극 촉매 등이 개선되면 더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면서 수소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유니스트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조재필 교수와 조지아공대의 메이린 리우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셀`)의 자매지인 `아이사이언스`에 지난달 30일 소개돼 출판됐다. 허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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