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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회> 우물쭈물 하다가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8/12/11 [16:21]
▲ 하송 시인    

 `띵동 띵동~`
대화방에서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 음이 울립니다. 올해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음을 휴대전화가 제일 먼저 알려줍니다. 2018년의 마지막 달을 알차게 보내면서 건강 잘 챙기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몰려옵니다. 공적, 사적으로 얽힌 휴대전화의 단체 대화방에서 초대를 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얼떨결에 들어가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있는 방에서 어색한 곳도 많습니다. 올 때도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닌데, 나갈 때도 어지간한 배짱이 아니면 내 의지대로 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나갈 경우에, 나갔다는 문자가 뜨니까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하고 어색한 채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카** 측에 사용자들이 단체방에서 나갈 때의 애로사항을 호소하면서 방에서 나갔을 때 글자가 뜨지 않도록 건의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단체 대화방에서 본래 대화방의 취지와 상관없이 좋은 음악, 좋은 글, 신기한 사진 등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사적인 취미모임 대화방에서 알림이 와서 확인해보니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영국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라는 글과 함께, 나중에 죽은 후에 이렇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올해를 알차게 마무리 잘하라는 요지의 메시지였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조지 버나드쇼(George Bernard Shaw)는 극작가 겸 소설가이자 비평가입니다. 1903년 최대걸작인 《인간과 초인》을 써서 세계적인 극작가가 되었습니다. 19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버나드 쇼는 성공의 순간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한 활동과 함께 94세까지 살면서 유머와 풍자, 위트를 잊지 않았으며, 사상가로서도 위치를 견고히 한 인물입니다. 그가 남긴 묘비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묘비명의 원문은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입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해석은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출판된 책이나 TV 광고 문구로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문구로써 카르페디엠, 욜로가 연관되어 생각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의역을 하면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았어도 (세간을 배회 했지만)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로 해석이 되므로 잘 못 번역되었다고 합니다. 버나드 쇼는 94세까지 장수했고 정황상 후회의 뉘앙스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든 해석이기도 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일상생활에서 우물쭈물 하느라 시간만 보내고 일을 시작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이 문구를 처음 접했을 때 큰 반가움과 함께 적잖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물쭈물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나 같은 게으름뱅이도 언젠가는 해 뜰 날이 있고, 원하는 일을 성취할 날이 올 수도 있구나. 시간은 마냥 흘러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기도 하는 거구나.` 라고….


그런데 에구머니나, 오역(誤譯)이라니! 오역이라는 글을 처음 접한 날, 머리가 띵~ 하면서 그동안 의지하던 든든한 뒤 배경이 사라지며 이제부터 어디에서 핑계거리를 찾아야 할지 아득해졌습니다. 버나드 쇼의 명언으로 `실수하며 보낸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인생보다 훨씬 더 존경스러울 뿐 아니라, 훨씬 더 유용하다.`가 있습니다. 실패 할까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수와 실패를 겪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가며 꿈을 향해서 새롭게 시도하고 노력하는 인생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하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폭풍을 만나서 난파할까 봐서 항구에 머물기만 하면 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항구를 떠나서 목적지를 향해서 힘차게 항해를 시작할 때 진정한 배로써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달을 지내며, 우물쭈물 하느라 미뤄진 일을 서둘러서 시작하고, 마무리 할 것은 정리를 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연말을 맞이해서 알차게 보내라는 `띵동 띵동~` 소리에 도둑이 제 발 저리는 일이 좀 줄어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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