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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 된 `일어탁수`(一魚濁水)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12/17 [18:30]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파견 시절 비위 의혹으로 검찰로 복귀 조치된 김모 검찰 수사관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위 의혹을 상부에 보고했으나 여권 인사의 비리 첩보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우윤근 대사는 지난해 9월 국회 사무총장에서 문재인 정부 첫 러시아 대사로 임명됐다.

 

우 대사는 문재인 정권 초기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이 와중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폭로한 특감반원을 지목해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지만, 가볍게 던진 `미꾸라지 논란`이 이슈에 불을 지폈다. 물론 전 특감반원은 내부 고발자일 수도 있고, 사실을 잘못 알고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실을 가리면 된다.

 

그런데 최고 권부의 공직자가 `미꾸라지 한 마리`라고 사람을 대놓고 위협했다. 시중에선 "북한 방송인 줄 알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우리 속담에 등장하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린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일어탁수`(一魚濁水)는 한 마리 물고기가 물을 흐린다는 의미라지만 한 사람의 악행(惡行)으로 인하여 여러 사람이 그 해를 받게 되는 것을 비유(比喩)하는 말로 사용에 조심스런 검토가 필요했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한 언론이 특감반 직원들의 비위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2주일간 아무 일 없다는 듯 쉬쉬하고 있다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원 전원을 교체했다. 전례 없는 일이었다. 자초지종을 국민에게 설명하면 될 일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보름이 넘도록 감찰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을 대대적으로 쇄신할 것처럼 하더니 사실상 이름만 바꿔 눈가림을 했다. 이러니 전(前) 정권 시절 `십상시 문건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일에 관여한 우 대사 측 인사가 청와대 조사를 받은 일도 없다. 만약 청와대가 비리 가능성을 알면서도 적당히 넘어갔다면 범죄가 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몰락의 트리거(방아쇠)로 평가받는 십상시 문건 사건과 이번 사건이 사건 전개와 여권 대응 방식 등이 판박이다. 이렇다보니 호사가(好事家)들의 `안주거리`로 등장하였고, 이번 사건이 정권을 흔들 수 있는 사건으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1월 박관천 전 경정(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이른바 `십상시 문건`으로 불리는 정윤회씨와 이재만ㆍ안봉근ㆍ정호성 전 대통령비서관 등의 동향을 작성한 문건을 당시 직속상관인 조응천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에게 보고했다. 문건에는 비선실세 정윤회와 청와대 내 이른바 `십상시`가 정책 결정, 이권 개입 등에서 월권을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검찰은 2014년 11월 28일 세계일보가 이 문건을 처음 보도하자 사건을 사울중앙지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015년 1월 문건 내용의 진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정윤회씨 부인이었던 최순실씨가 국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윤회 문건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결과적으로 `십상시 문건 사건`은 박근혜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은 미꾸라지가 박관천 전 경정이 아닌 십상시 문건의 당사자인 것으로 확인 된 것이다. 이번 `우윤근 의혹` 역시 `박관천 사건`과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우선 정권 2년차에서 3년차로 넘어가는 시점에 사건이 터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청와대 민정라인의 실무자가 정권핵심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청와대발 문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사건이 확대됐다는 점도 닮았다. 아직은 진정한 `미꾸라지` 실체가 불분명하다. 이번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무근이라는 발뺌만 할 게 아니라 "철저히 조사했다"는 내용의 공개가 우선이란 생각이다. 국민들의 관심은 향후 검찰수사다. `박관천 사건` 당시 검찰은 `해당 문건은 허위`라며 박 경정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지금이라도 최고 권력자인 청와대는 그동안의 조사결과 공개와 함께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어 봤으면 한다. 그리고 청와대는 냉정과 품위를 지킬 때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점도 새겨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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