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주재 북한 외교관의 망명설이 새해 벽두를 달구고 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망명설의 주인공인 조성길 전 북한대사대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부인과 함께 연락이 두절됐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거취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는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으며, 북한은 이후 직무 담당자를 김천 신임 대사대리로 교체했다고 한다. 현재로선 조 전 대사대리가 타국 망명을 위해 이탈리아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 소속 한 의원은 이탈리아 정부가 조 전 대사대리를 보호하고 있지만 신변 안전 문제로 관련 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탈리아 외무부는 조 전 대사대리의 자국 망명설은 일축한 상황이다. 아울러 조 전 대사대리가 미국 등 다른 국가 대사관ㆍ영사관에 망명을 타진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8월 태 전 공사의 망명 사실이 공개되자 북한은 그를 도주자, 범죄자로 규정하며 비난전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북한도 침묵을 지키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북한의 침묵을 두고 태 전 공사에 이어 조 전 대사대리까지 고위 외교관들의 잇따른 탈북 소식이 내부 동요를 자극하는 동시에 취약한 내부 사정을 외부로 노출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여부는 한국과 미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전 대사대리가 한국 내지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할 경우 남북, 북미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 태 전 공사는 조 전 대사대리가 2006~2009년 이탈리아에서 연수하며 북한 지도층 사치품 밀수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조 전 대사대리가 입을 열기 시작하면 북한 정권에 타격이 될 만한 정보가 상당수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진 조 전 대사대리가 제3국을 망명지로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 전 대사대리의 정확한 거취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조 전 대사대리가 잠적한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북미 대화 의지와 `새로운 길`이라는 위협을 동시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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