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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회> 등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1/20 [17:36]

이 세상에서 차마 못할 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등을 보여주는 일이다

 

처음 외길에서 만났을 때

한 순간에 필이 꽂혀

등이 

등 뒤에서 수줍게 어깨너머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헤어질 때는 

등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침묵하면서

마주보며 멀어져 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은 

돌아서서 가는

그대의 등을 바라보는 일이다

 


 

 

▲ 정성수 시인    

아버지의 등은 땀내 나는 소금밭이다. 식구들의 호구를 위해서 평생 지개를 지고 살던 아버지의 등은 넓지만 짠하다.

 

때론 한 없이 든든하기도 하고 때론 쓸쓸해 보이는 아버지의 등은 애정과 신뢰의 바탕이다. 콘크리트벽 보다 더 단단한 아버지의 등을 깰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는 없다.

 

아버지의 등에 찍힌 지게자국을 보는 자식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한다. 모성애의 원천인 어머니의 등은 사랑이다. 칭얼거리는 자식을 등에 업고 밤을 새우기도 하고 잠 못 드는 막내를 위해서 자작곡한 노래를 조용히 불러주기도 한다.

 

그래서 어머니의 등은 베게다. 기대는 순간 꿈나라로 간다. 등을 보인다는 건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뜻이다. 슬프거나 아픈 표정을 보이기 싫어 돌리는 등도 있다. 그런 등은 절벽이다.

 

그러나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는 일은 슬픈 일이다. 더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의 등을 보는 일이다.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 등 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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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20 [17:3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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