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설>현대중공업 노사, 무슨 자신감에 이러나
 
편집부   기사입력  2019/01/21 [19:47]

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 8일 어렵게 마련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아직 노조원 찬반 투표에 부쳐지지 않고 있다. 당초 노사는 지난해 연말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 냈으나 노조 내부에서 합의안 내용에 이의를 제기해 이를 수정했고 지난 11일 이전에 노조원 찬반 투표에 부칠 예정이었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선지 아직 가타부타 반응이 없다. 세계 조선업체들이 연초부터 눈을 부릅뜨고 나서는데 현대 중공업은 무슨 자신감에서 이러는지 모르겠다.

 

세계 조선업계는 대개 비슷한 사이클을 통과한다. 저가 수주를 바탕으로 기반을 닦은 뒤 조정기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혹독한 구조조정과 노사 분규가 발생하며 기업이 적자 수익에 시달린다. 이어 한 단계 기술 수준을 높여 고부가가치 조선에 눈을 돌리고 선박 설계, 특수선 건조 등을 통해 고수익 창출기에 접어든다. 이때 이전의 고급인력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조선 선진국으로서의 자리매김이 결정된다. 

 

현대중공업은 성장통을 겪을 만큼 겪었다. 저가 수주로 세계 조선수주 1위 자리를 10년 가까이 지킨 반면 다음 단계로의 진입에 서툴러 세계 조선경기 침체기에 수만명의 근로자를 해고해야 했다. 노동집약적 선박 건조에 안주한 결과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후발 주자들의 도전에 회사 자체가 흔들렸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이후 2018년까지 3만명 이상의 제 식구를 잘라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여파는 아직 구석구석에 그대로 남아 있다. 

 

최근 들리는 소식들이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해 전반기까지 감소세를 거듭하던 조선 근로자 고용이 최저점을 지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연말까지 같은 업종에서 800명 이상이 고용됐다는 보고서가 나와 있다. 이전 호시절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지만 감소세에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희망이 되고 웃음을 되찾게 한다. 또 새해벽두부터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그룹이 속속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는 낭보도 날아오고 있다. 그 동안 침체를 거듭하던 세계조선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신호탄일 것이다. 

 

지난 4년여 간 겪은 현실에서 사실을 터득했을 테니 현대중공업 노사도 그만큼 성숙도가 높아져야 한다. 아직도 몸싸움이나 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서로 원수 바라보듯 하는 구태를 버려야 할 것이다. 선진 조선업체들이 경험한 혼돈을 우리는 언제까지 반복만 하고 있을 건가. 이미 잠정합의 됐고 문구조정까지 마친 임단협 잠정협상안이 아직 노사 양측 서랍 속에 뒹굴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대중공업이 여전히 1970년대의 노동집약적 후진 조선업체임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는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1/21 [19:47]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