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지-지 쿡쿠
 
양현주 시인   기사입력  2019/01/22 [16:00]

대륙을 건너온 판다의 울음 지-지,
왕자님의 잠투정은 대나무 잎을 물려야 사라질 것 같은데 물컹한 당신의 젖은 어디에 숨어있나요?

 

등산을 마치고 옥천으로 내려가는 길
좌석을 예매하지 못한 중국인 대가족이 대숲을 일궜다
대나무의 굵은 마디 한 칸은 일반실 한 칸
무궁화호는 8칸
일렬종대로 땅바닥에 앉아 시끌시끌, 중국인 엄마가 아기를 어르다 한국 할머니가 어르다 법석,

 

심중이 없는 대나무는 속없어 귀를 감는다

 

네 입은 언제부터 텅 빈 거니, 말로 채울 수 있을까
칸이 켜켜이 삼킨 소리가 올곧다

 

나는 닻별에 길들지 않은 꿈꾸는 열차
꽃 피우지 못하는 푸른 대나무
댓잎이 찔러서 멈칫 내 좌석을 내어주었을 뿐,

 

지-지 쿡쿠* 왕자님이 젖을 문다

 

지-지 쿡쿠는 무량한 칸
젖, 그것은 국경을 넘어 고요한 모성을 깨우는 원초적 혀의 쾌감
목구멍을 쓱, 뚫고 들어오는 애절한 타액선
낯선 천 번의 인연이 내게 그렇게 왔다
젖 빠는 힘으로


*지-지 쿡쿠 : 한 연구에 따르면 판다가 사람의 아기와 비슷한 욕구를 요구하기 위한 언어는 `지-지`와 `쿡쿠`다. 지-지는 "배고파요"의 의미를, 쿡쿠는 "만족스러워요"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 양현주 시인    

열차 안에서 다문화가족을 만났다. 아기가 울고 젖을 줘야 할 상황 같은데 좌석이 없었다. 내 자리를 내 주었다. 젊은 엄마들이 미용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젖 물리는 엄마는 참 보기 드문 풍경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아닐까 생각한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1/22 [16:00]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