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서 커피숍 이층 통유리 창가에 앉았습니다. 귀를 열어 놓고서
나무계단을 밟고 튀어 올라오는 소리를 들으면 그 사람이 찍고 온 발자국의 깊이가 보입니다.
좁은 어깨 아래로 내미는 두툼한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전해오는 따뜻함을 내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기가 무섭게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 사람을 보면 내가 먼저 쓸쓸해지고
길을 건너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뒷모습이 멀어지기도 전에 벌써 그 사람이 그리워집니다.
그 사람은 보통 첫사랑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가하면 들어 내놓고 말하기에 좀 그런 사람이 그 사람이다. 1988년 가수 주현미가 부른 대중가요에도 그 사람이 나온다. `신사동 그 사람`이 바로 그것이다.
`신사동`이라는 지명을 명시하며, 지난 밤 사랑했던 사람과 재회의 소망을 담고 있는 노래다. `그때 그 사람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인 10ㆍ26 사건을 다룬 블랙 코미디 영화다.
가수 심수봉이 부른 노래도 `그때 그 사람`이다. 천천히 읽으면서 음미하고, 나와 내 주위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詩로 알려진 인권 운동가이자 시인 함석헌 선생(1901~1989)의 詩 `그 사람을 가졌는가`에도 그 사람이 등장한다.
잊어야 할 그 사람, 찾아야 할 그 사람, 보고 싶은 그 사람, 눈물 많은 그 사람, 그 사람이 지칭하는 사람은 많다. 그렇다면 지금 당신과 그 사람의 거리는 몇 m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