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 생물전에는 게도 살아서 뻘떡뻘떡 사는 일을 대충대충 하는 것들은 죄다 짤라버리겠다고 거품을 물고 씩씩거린다. 간밤 내내 하혈을 하던 피조개가 새벽녘에 한 딱가리 했더니 목이 컬컬하다고 해장술 한 잔 어떠냐며 서답을 내거는 아침. 손등이 대하 껍질처럼 거무죽죽한 주인할멈이 마수부터 지랄하고 자빠졌다고 등 굽은 욕을 한 바가지나 퍼 붓는다. 살아있는 것이 덤으로 넘어가도 좋은 생물전에서는 모두 짜디 짠 바닷물이다
수산시장은 이른 아침이 제격이다. 패류인 굴, 멍게를 비롯해서 갈치, 고등어 등 대중 어종에 이어 마지막으로 광어, 도미 같은 고급 어종 경매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각은 삶의 분주함이 보이는 시간이다. 중매인들의 능숙한 손놀림으로 가격을 표시하는 모습들이 어판장을 주도한다.
수산시장의 아침은 펄떡대는 싱싱함이 있다. 새벽을 헤쳐 온 생선들, 좋은 물건에 빠른 눈길을 던지는 상인들, 어판장 한편에 난전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구매 하러 나온 사람들. 생동감 넘치는 사람들의 표정에 힘을 얻어 지친 몸과 마음에 생기가 돋는 곳이 수산시장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수산시장에 나온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은 생선들뿐이다. 수산시장에는 `3최와 3무`가 공존한다. `최고신선, 최고품질, 최고저렴`과 `절대 수입산 아님, 절대 비브리오 패혈증 안 걸림. 절대 바가지 안 씌움`이다. 거기다가 특별 행사 중이라며 `막 퍼준다`는 말에 어찌 빈손으로 나올 수 있는가. 이른 아침 수산시장에 간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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