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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끝난 `하노이 담판`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3/04 [17:35]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베트남 방문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으로 당일 미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 공식행사까지 마치고는 귀국길에 베이징(北京)에 들르지 않고 최단 노선을 택해 정차 없이 평양으로 달려갔다. 이 둘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김정은 전용 열차가 귀국을 서두른 것은 김 위원장의 장기간 출장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건강 문제도 고려된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그만큼 좋지 않은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거부로 회담이 실패했으니 김정은의 심기가 좋지 않을 것은 `뻔`하다. `하노이 담판`을 위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1만3000㎞의 하늘 길을 날아 하노이로 갔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철도와 자동차로 사흘간 4500㎞를 달려 베트남 하노이까지 갔다. 지난 2월 27일 만찬을 함께할 때까지만 해도 두 번째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합의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이튿날 하노이 북ㆍ미정상회담은 노딜(합의 무산), 즉 실패로 끝났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허탕치고 귀국했다. 미국이 제시한 핵프로그램 폐기 요구와 북한이 요구한 제재 철회가 맞아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트럼프는 톱다운 방식의 정상외교에 대한 국내 비판여론에 직면했고, 김정은 역시 빈손 귀국으로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다. 북ㆍ미 협상에서 정국의 돌파구를 찾고 있던 문재인 정부는 당분간 혼돈과 고민에 빠질 것이다.

 

사실 장기적으로 볼 때 하노이 미ㆍ북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의 큰 분수령이며, 이번 결렬이 비핵화 협상의 초석(礎石)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협상은 깨졌지만 이 참에 북한과 미국 간의 의견 차이가 무엇인지가 보다 더 확연해졌기 때문이다. 북한의 사실상 대북제재 전면 해제 요구로 2차 미ㆍ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지난 2016년 2270호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로 인해 석탄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내에서 제재 영향으로 의류ㆍ수산물ㆍ운송 등 무역 관련 업체가 줄도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북한에서 경제위기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018년 대중국 수출이 2017년 대비 10분의 1로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안으로 환율이 뛰고 물가도 폭등하는 거시 경제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대북제재 해제가 없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김 위원장이 2020년까지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완수를 천명했지만 달성이 불가능하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KDI)도 지난 2월 말 발간한 `북한경제리뷰`에서 "강화되는 대북제재로 인해 대중국 교역이 거의 붕괴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의견의 간극이 크고 정상회담 실패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미국이 상대를 배려하며 재협상의 여지를 남기고 있는 이유는,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과 트럼프는 그들의 정치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경제발전을 열망하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경제제재를 풀어 남북경제교류와 국제 투자를 유치하고픈 절박한 위치에 있다. 트럼프로서는 25년간 3명의 전직대통령이 풀지 못한 북한비핵화를 해결하여 노벨평화상과 내년 대통령 재선의 꿈을 안고 싶어 한다. 북한 비핵화는 "가능하나 불가능하나"라는 이분법의 정태적 관점이 아니라 시대 상황과 당사자들의 노력에 의해 달성 가능한 동태적 현안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하노이정상회담은 실패했지만 핵무기 없이 국가안보와 경제도약을 이루어가는 베트남의 교훈은 북한과 미국에게 좋은 시사점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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