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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71회 > 사랑, 단속團束하다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3/10 [16:11]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고개를 드는
저녁무렵이였어.
언젠가 보아두었던 그 꽃을 찾아 나섰지
길을 따라 꽃향기를 그리워하면서
가도 가도 꽃이 보이지 않는 거야
너무 어두운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멀리 온 것 같기도 했거든
이럴 줄 알았더라면
길 초 마다 헝겊이라도 매달아 놓을 것을
어떤 사내가 그 꽃 업어 가지나 안했는지 자꾸 불안했어
어린 날 친구 녀석이 내게 한 것처럼
여기는 내 땅이니 넘어오지 말라고
금이라도 그어 놓을 것을

 

이제 알았어
사랑도 단속하지 않으면
찾아가는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오지 말라며 길을 감추어버린다는 것을

 


 

 

▲ 정성수 시인    

단속은 법령 또는 규칙, 명령 등을 어기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단속사회에 살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기생과 창기를 단속하더니 70년대에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경찰은 가위와 자를 들고 `장발`과 `무릎 위 17㎝ 이상 미니스커트`에 대해 집중 단속을 했다. 요즘은 불법 주ㆍ정차 단속, 과속 및 음주운전 단속, 불법 쓰레기 투기 단속, 성매매 단속 및 불법 마사지 단속, 야생동물 밀렵 밀거래 단속, 외국인 불법 취업 단속, 농ㆍ수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 노점상 단속, 불법 게임장 단속, 현수막 불법 게첨 단속, 일회용 컵 사용 단속, 음원 및 저작권 단속 등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이런 단속들은 사회라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대에 최소한의 배려와 공존을 위한 절차이기도 하다. 아쉬운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민원은 없다는 것이다. 어느 때는 방조하거나 동조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길거리에의 좌판을 불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당연시 한다. 도둑을 지키려면 문단속을 잘해야 하고 재산을 보존하려면 불단속을 해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단속 중에서 제일의 단속은 입단속이다. 말 한마디는 한 사람을 절단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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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10 [16:11]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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