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대하며 상경투쟁에 나섰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 8일 오전 9시부터 집행부와 대의원 등 확대간부 150여명을 대상으로 7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1만여명의 일반 조합원들은 정상 근무했다. 노조 확대간부들은 이날 오전 서울로 출발, 오후 3시부터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항의시위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이날 상경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 지분을 넘기는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시 설계, 영업 등 중복투자 부문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자율경영체제 유지, 고용 안정 등을 공헌했지만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고용 불안 등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을 체결한 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고용안정 및 자율경영체제 등 상생발전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궁극적으로 고용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의 입장을 천명했다.
이와 함께 학계ㆍ산업계ㆍ정부가 참여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 구성을 추진해 기자재업체, 협력업체로 이루어진 각 지역의 조선 산업 생태계를 복원시키겠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대우조선 직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선언적 수준으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빠졌다는 평가다. 노조 관계자는 "밀실에서 대우조선 인수매각을 추진한 정부와 노동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이익만 추구하려는 회사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보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올해 단체교섭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며 "파업 강행시 참가자들의 근태를 불법파업으로 처리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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