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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첫 걸음, 울산혁신학교
 
이재실 호계초 교사   기사입력  2019/03/24 [17:10]
▲ 이재실 호계초 교사    

오늘 아침도 기대와 설렘으로 출근한다.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아침 인사를 건네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마주한다. 지난 해 호계초등학교로 부임한 이후 항상 보던 모습이다. 아침 일찍부터 지킴이선생님과 행정실 시설주무관님은 학교 안전 관리와 식물 관리에 여념이 없다.  

 

개방형 교무실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자발적 참여 속에 생동감이 가득 찬 분위기다. 칸막이 없는 교감선생님 책상과 업무전담팀 책상은 하루 종일 교무행정업무 처리로 분주하고 바쁘다. 카페형 교직원 쉼터에서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호계초는 지난해 100% 교사 동의로 서로나눔학교(울산형혁신학교) 공모에 선정되었고, 수차례 자발적인 교원들의 `다모임`을 통해 학교비전, 교육목표, 중점과제를 세웠다. 혁신학교 탐방 및 워크숍, 교육청 주관 혁신학교 연수를 대다수 교직원들이 참여하여 혁신학교 1년차 모습을 함께 스케치하고 학교교육과정을 완성하였다. 이렇게 교직원 모두 준비된 자세로 3월을 맞이했다.


민주적 학교문화 조성은 학교혁신의 기본 바탕이다. 호계초는 학교장의 수평적 리더십이 잘 구축되어 있다. 중요한 일은 교직원 `다모임`에서 모두 참여해 의논하고 결정한다. 학교운영에 교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는 것은 `다모임`에서 논의한 결과를 관리자도 존중하고 함께 실행하는 것이다. 교직원 간 소통과 배려를 통한 관계 맺기를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삼고 혁신학교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그리고 학교교육목표와 거리가 먼 업무는 줄이고 불필요한 일은 없애는 등 `교육활동중심의 학교운영`을 위한 여건 만들기를 큰 과제로 정했다. 많은 사람들은 교사들이 수업을 마치면 교재 연구와 수업 준비에 일과 후 시간을 쓴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많은 교원들이 학생교육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교육청 공문 보고,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계획한 성과 위주의 일을 집행하고 행정업무를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보니 수업에 대해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고 수업방법 개선 모임인 `전문적학습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교사동아리활동을 통해 서로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는 교사의 모습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다모임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시간을 갖기도 어렵다.


호계초는 14학급의 규모의 학교로 학년 조직은 학년군별로 조직돼 있다. 그리고 `교무행정업무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는데 울산에서는 첫 시도로 알고 있다.  담임교사는 순수하게 교육활동과 직접 관련된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만 전념하면 된다. 담임교사의 업무는 학급교육과정 운영, 학생평가, 학생ㆍ학부모 상담, 생활지도, 느린학습자 지도, 현장체험학습, 프로젝트학습 운영 등이다. `교무행정업무전담팀` 운영이 가능한 것은 먼저 통합학급 승진 점수를 생각하지 않고 수업에 전념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마음을 낸 두 명의 교사가 있다.

 

그리고 기존에 하던 일보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해 주는 세 분의 교육업무실무사가 있다. 업무전담팀 구성으로 주당 수업 시수가 늘어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은 담임교사의 합의도 있었다. 무엇보다 교육활동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반 행정직 직원들이 있다. 학교마다 정신없이 바쁜 3월을 서로 소통하며 `수업 나눔`을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교무행정업무전담팀` 운영이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려되는 부분이 조금씩 보인다. 학교 자체 업무는 `학교업무재구조화`로 해결할 수 있으나 교육청 요구 업무는 학교에서 줄일 수 없다. 학교로 쏟아지는 교육청 요구 업무가 계속되면 `교무행정업무전담팀`이 얼마나 더 견딜지 걱정된다.


시교육청은 과별 칸막이를 낮추고 소통과 협력으로 비슷한 내용의 각과별 사업은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실적 위주의 사업은 줄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교육지원청은 학교지원 체제로 바꿔 학교업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학부모교육을 권역별로 묶어 실시하고 교감이 처리하는 인사 및 계약제교원 채용 관련 업무를 지원하여 교감이 업무전담팀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또 연수원은 법적으로 교원이 이수해야 할 각종 연수를 모아 원격연수로 이수할 수 있는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길 바란다. 다행히도 시교육청이 `학교업무정상화추진단` 운영을 통해 다양한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니 많은 기대가 된다. `학교업무정상화추진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직급별 각 단체 대표들은 소통과 협력으로 교육활동중심의 학교운영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 연말에 호계초등학교 `교무행정업무전담팀` 운영 사례 분석이 여러 학교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그 길에 함께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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