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일자리는 정부와 기업이 만들어준 최고의 선물이다. 이 같은 일자리가 부족하면 나타나는 현상이 취업포기자의 양산이나 인생포기자의 길을 전전하게 된다. 실업률을 가지고 `저글링` 중인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노라면 긴장감을 지울 수 없다. 저글링(juggling)이라는 용어는 `2개 이상의, 손에 잡을 수 있는 물체를 가지고 묘기를 부리면서 흥을 돋군다`는 뜻의 중세 영어 jogelen에서 나왔다.
지난달 체감실업률을 뜻하는 청년 고용보조지표3이 24.4%를 기록해 통계작성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와 40대의 고용률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했다. 지난 한 달 간 취업자 수가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경제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해야 하는 청년층과 3040대에는 온기가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보조지표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포인트 상승한 24.4%로 집계됐다.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이 지표는 취업준비생과 함께 기존 취업자 중에서도 추가 취업을 원하는 사람, 당장 일자리를 찾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포함한 확장실업률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통계청에서 정의하는 실업자란 근로 능력이 있고,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으며,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않은 사람이다. 따라서 취업 의사는 있지만, 최근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거나 취업 준비를 하면서 단기간 일하고 있다면 실업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실업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실업률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제점을 보완한 확장실업률은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을 드러내는 지표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만을 나타낸 실업률과 달리, 취업자 중에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사람과 비경제활동인구 중 잠재적으로 취업이나 구직이 가능한 사람을 포함한다. 확장실업률은 확장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잠재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로 산출한다. 확장 경제활동인구는 경제활동인구와 잠재경제활동인구를 합한 수치다.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란 주 36시간 미만의 단시간 근로자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으로, 부분실업자라고도 한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단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잠재경제활동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일을 희망하지만, 취업 가능성이 없거나 구직을 하지 않은 사람이다. 잠재실업자라고도 하며, 잠재취업가능자와 잠재구직자로 구분한다. 잠재취업가능자는 지난 4주간 한 번이라도 구직활동을 했으나 병이나 가사, 육아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일할 수 없었던 사람이다. 잠재구직자는 취업을 원했거나 취업했다면 바로 일할 수 있었지만,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나 근로 조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활동을 하지 못한 사람 등이 해당한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가 26만3천명이 늘어나 2018년 1월(33만4천명)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이는 지난 1월 공고돼 지난달까지 채용된 노인일자리 약 25만개가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60대 이상 취업자 증가는 대부분 세금으로 메우는 공공일자리 성격이다. 정책적 전환이 없는 이상 생산성이 큰 제조업 등은 침체가 불가피하다. 이제라도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스스로 나서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만이 고용참사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정부는 청년의 분노가 들리지 않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