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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일상적 모녀사이 감동으로 재해석
궂은 날씨에도 800여명 관람
 
  기사입력  2006/05/28 [21:33]


“그나저나 나 오줌 마려워 죽겠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는 화장실 문도 닫지 않고 변기에 앉아버린다. 그러고는 스스럼없이 볼일을 보고 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던진다.

지난 27일 오후 북구문화예술회관에 선보인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원작 드니즈 샬렘)에서 박정자가 연기하는 엄마는 내 옆에 있는 엄마와 다르지 않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엄마들은 어쩜 이렇게 똑같은지. 자식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늘어놓는가 하면 어지러운 딸의 방을 청소하며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딸의 남자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까지.

토요일인데다 온종일 비까지 내리는 오후, 울산지역 모녀관객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연극배우 박정자의 힘이다. 1991년 소극장 산울림에서 초연된 이래 10만 관객을 모은 산울림의 대표적 여성연극. 자신의 나이 오십 되던 해에 처음 엄마 역을 맡았던 박정자가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극은 딸이 관객을 앞에 놓고 엄마의 삶을 들려주는 형식이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듯한, 당신이 엄마라면, 혹은 딸이라면 더더욱 일상적인 이야기다. 엄마와 딸이 사사건건 충돌하는 장면과 소설가인 딸이 엄마에 대해 술회하는 독백형식이 극의 씨실과 날실로 교차된다.

엄마는 딸을 이해할 수 없고, 딸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둘은 마치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상처주는 말로 다투지만 곧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친근한 대화를 나눈다.

“너도 이담에 더도 덜도 말고 꼭 네가 나한테 하듯 어머니한테 못되게 구는 딸을 둬봐야 날 이해하게 될거야. 하지만 그땐 너무 늦었을 걸. 난 무덤속에 들어가 있을 테니”

엄마가 딸에게 내뱉는 대사에선 ‘깨닫기에는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것이 우리네 인생 ’임을 다시 읽게 하는 진정성이 가득하다.

공연이 끝나갈 때면 엄마의 삶은 어느새 우리 삶에 훌쩍 다가와 있다. 저도 모르게 엄마의 손을 찾게 만드는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울산 모녀관객 800여명이 관람했다.

엄마를 모시고 온 정지은(북구 농소1동)씨는 “노환으로 몸이 불편한 엄마와 함께 나란히 앉아 연극을 보고 있으니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다가”며 “엄마가 떠난 자리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마음을 나누는 딸이 되고 싶다 ”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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