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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직접 만든 보트로 세계 일주 꿈꾸는 우길호씨.

“배를 띄우는 데 실패한다 해도 후회 없어요. 만드는 과정을 통해 얻은 ‘할 수 있다’는 희망보다 더 값진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신의 손으로 길이 7m 가량 되는 보트를 2년에 걸쳐 직접 만드는 ‘이색 취미’를 갖고 있는 우길호(36·중구 태화동)씨는 “우리나라에서는 개인이 직접 제작하는 일이 드물지만 제작 과정을 통해 ‘나’를 변화시켜 나간 것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우씨가 보트를 직접 만들겠다고 맘먹은 것은 지난 2004년 7월.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사무실의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저 지금까지 안 해본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노를 젓는 나룻배를 만들고 싶었는데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미국과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보트를 만드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는 걸 알고 나도 할 수 생각에 덤벼들었다고.

7m(약 23피트) 가량 되는 배 제작장소는 달천농공단지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형 우철호(46)씨가 자재창고를 내줬다.

또 형은 제작비 일체를 후원, “조선업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지만 보트와 같은 소형배 제작은 대만과 일본 등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동생을 통해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씨는 사전 준비를 거쳐 2004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뛰어들었고, 거의 매일 퇴근 후 몇 시간씩 배 만드는 데 매달렸다.

우씨는 스스로를 “남한테 말도 잘 못 거는 굉장히 내성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자신이 배를 만들면서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화해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배를 타는 대한 문화는 물론 보트 제작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 인터넷을 뒤지고 영어를 공부하며 더 알기위해 먼저 전화나 메일을 하다보니 ‘적극적인'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그리고 무엇보다 배 만들기에 몰두하며 땀 흘리는 그 과정 자체가 차분하게 자신과 대화하고 뒤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한다.

현재 이 배는 공정률 80%인 상태로 오는 7월 진수예정으로 배 내부 인테리어와 선체 도색 작업 등을 마치면 5∼6명이 탈 수 있는 크기로 조종실과 침실, 조리시설, 화장실, 수납공간까지 다 갖춰질 예정이다.

배가 다 만들어지면 북구 강동 바다에 띄워 동해 쪽으로 시험운행을 해보고 싶단다. 일단 이 운행이 성공하면 동력기관과 돛이 같이 있는 더 큰 배를 만들어 우리나라 이름을 걸고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우씨는 또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가족 문화를 위해서나 건전한 여가 문화를 위해서도 이런 일들이 대중화돼 소형 배 제작산업이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배를 만들어보고 싶은 사람이 나처럼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그동안 내가 해 놓은 과정들이 좋은 정보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박상규기자


사진설명 - 오는 7월 ‘진수’를 목표로 보트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구 태화동 우길호(36)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