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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된 한국 외교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4/22 [17:50]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열린 미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2분 독대한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골프 회담에 이어 일본 전통씨름인 스모 결승전도 함께 관람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일본을 대하는 미국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는 현 정부의 애매모호한 외교정책이 한 몫 했다는 생각이다. 미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태도는 이게 끝이 아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 엔진과 미사일 등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기밀을 일본에게만 제공하겠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116분간 정상회담을 실시했다. 특히 두 정상이 독대한 시간은 불과 2분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었지만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란 입장이다. 하지만 논의시간도 부족하고 공동성명이나 공동발표문 채택도 없었다는 점에서 `홀대`란 오명을 피해가긴 어렵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마저도 묵묵부답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다음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답방을 할 전망이라고 한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요청에 못이겨 이번 정상회담을 마지못해 들어준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그간 밋밋했던 북ㆍ러 사이는 물론 으르렁대던 중ㆍ일 간 접근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23일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觀艦式)에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 호위함을 받는다고 한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다. 이 때문에 그간 일본은 자위대 함정을 중국에 보낼 때면 걸지 않았다. 그랬던 일본 군함이 이번에는 버젓하게 욱일기를 게양하고 간다. "미국이 개의치 않는 데 똑같은 승전국인 중국이 왜 민감해하는가"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좋아진 중국 내 대일(對日) 정서 덕분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제주 국제 관함식 때 욱일기 게양을 막아 결국 일본 함정이 오지 않았다. 우리가 과거에 얽매였던 반면 중국은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는 한, 일본이 중국 아닌 한국과 미래를 도모할 리 없다. 최근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흐름 속에서 우리가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의 중국 방문으로 상징되는 중ㆍ일 간의 놀라운 화해 속도다. 센카쿠 열도 및 과거사를 둘러싼 분쟁으로 3~4년 전만 해도 양국 간 무력충돌설까지 돌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새롭게 다가가는 건 중ㆍ일뿐 아니다. 24ㆍ25일로 잡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통해 양측은 서먹했던 북ㆍ러 관계를 새롭게 다질 게 틀림없다. 김정은은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서줄 것을, 푸틴은 동방정책에 대한 북한의 도움을 주문할 공산이 크다. 이렇듯 북한은 이미 친해 놓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의 튼튼한 유대를 통해 북ㆍ중ㆍ러 반미 삼각 구도를 강화하려 한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은 우방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는커녕 전통적인 한ㆍ미ㆍ일 삼각 안보체제에서도 떨어져 나오는 형국이다. 강력한 대북 압박이란 국제사회의 공감대 속에서 제재 완화만 외치고 있으니, 문재인 정부에 대해 미ㆍ일이 불신을 드러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니 한ㆍ미 동맹이 허물어져 가는 와중에 미ㆍ일 간 군사협력은 날이 갈수록 탄탄해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그저 남북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적어도 미ㆍ중ㆍ일ㆍ러 등 주변 4대 핵심국가가 호흡을 맞춰야 한다지만 북한 비핵화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정부가 더더욱 남북관계에 올인 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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