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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되기
 
정안나 시인   기사입력  2019/04/23 [15:29]

돌멩이를 쥐고 머리를 길렀어
파마 없이 염색 없이
미장원 없이
옛날식으로 말아 올리고
무게를 높이를 키워가는
머리를 기른다고 돌멩이를 쥐는
돌멩이를 쥔다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시계적인 삶을 사는
이름도 시계적인 머리카락을 자른 날
돌멩이를 놓아버린 날
가벼워지는 것에 대해

 

소아암센터
가발 만들기 행사에
기증해

 

옛날식으로 돌멩이를 다시 쥐네
머리로 감정을 표출하지 않아
돌멩이의 감정으로
미장원 없이
이십 키로 가벼워지는 것에 대해
이십 키로 낮아지는 것에 대해
시작해

 

아이 되기가 목표네

 


 

 

▲ 정안나 시인    

그녀가 갑자기 단발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몇 년을 틀어 올린 긴 머리를 자른 것이다. 그녀에게 무슨 영혼의 변화가 있었는지, 여자들은 민감한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때 미장원에 가는 일이 잦다는 걸 알기에 더 궁금했다. 그런데 그녀는 민감하기는커녕 아주 평화로운 얼굴이었다. 이때껏 소아암센터에 가발을 기증하기 위해서 머리를 길렀다고 했다.

 

그래서 유행을 따르지 않고 시간을 올린 것이다. 본능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거울 속의 여자를 어떻게 참고 견뎠는지 나는 다 알지 못한다. 그리고 머리를 그 단체에 보낼 때 종탑의 종소리를 들었는지 아직 묻지 못했다. 다만, 그날의 그녀는 가벼웠다.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녀 몸의 일부인 머리도 아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오래 기다린 아이가 맞이할 세상이 아름답길 바란다. 그녀, 정윤희 선생님을 이렇게 시로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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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3 [15:29]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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