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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김순희 수필가   기사입력  2019/05/06 [17:35]
▲ 김순희 수필가    

봄의 숫자, 그 안에 많은 꽃들이 있다. 하나가 피고 나면 또 다른 색깔의 꽃이 피고지고, 봄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지루해 할 틈 없이 꽃들이 피어나지만 사람보다 아름다울까. 유행가 가사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그렇다. 봄이 되니 사람들은 휴일마다 나들이도 가고, 산도 간다.

 

예전엔 삼삼오오 친구들이나 지인들끼리 다녔다면 요즘은 부부가 함께 휴일을 보내는 걸 자주 본다. 불과 몇 년 사이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 함께 산을 오르는 그들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집에 있을 때보다 대화도 많다. 집에서는 하지 않던 아니, 못하던 집안의 여러 가지 일에 대해 의논도 하며, 때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싸움의 흐름은 아니다. 아니란 걸 안다. 산을 오르는 대부분의 부부들은 땀을 식혀가며 싸온 도시락을 먹고, 커피도 마신다. 여유롭다. 그냥 아름답다.

 

나, 휴일마다 함께 남편과 집을 나선다. 딸이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그랬다. 지금도 그렇지만 내일도, 그리고 미래에도 어쩜 부부는 함께 있어야 할 존재다. 퇴직을 하고,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함께 뭐라도 해보자는 것은 위험한 도전 같다. 그때 함께 하기 위해 이것저것 하면서 서로 취미나 하고자 하는 게 맞지 않아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봐 왔다. 지금도 있다. 그러나 조금 일찍 시작해보는 것,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부부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쯤 고민하고 그것을 해보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언제라고 정하지 말고, 그냥 살면서 가끔 해봤으면 좋겠다. 나 역시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그리고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 부부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별 다른 생각 없는 그냥이었다. 삶을 벅차게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낯설지 않고, 편안한 것은 누구일까. 새삼 되물어본다. 보살펴야 할 자식이 성인이 되어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부부는 더 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것은 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부부들이 매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다. 갑자기 찾아오는 그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휴일마다 함께 다니는 것, 그곳이 어디라도 좋다. 함께 하는 것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아니 해보면서 부부에게 맞는 좋은 것들이 의외로 많음을 안다.

 

그러나 무조건 다 좋은 것만을 아니다. 서로의 생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은 적절히 조절해보거나 그래도 안 될 때에는 함께 함으로써 하는 일에서 그것은 되도록 제외를 시킨다. 이것이 지금 나의 부부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아직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한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차 안에서의 긴 시간도 있다. 평소 하지 못한 얘기하기에 적절한 공간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흐른 다음에야 알았다. 이것 역시 서로가 바라보는 마음과 그것을 인내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부부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 아직 세상을 얘기하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조금은 알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내 삶의 힘이 되고, 인생의 좋은 그림 하나 완성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말이다.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인연이 아니고 무엇일까. 그렇게 되기까지는 누구 한 사람의 희생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 너의 생각이 각각 옳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우선 들어주는 것부터 해보는 것이 좋다. 부부가 함께 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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