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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권오성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5/08 [15:20]
▲ 권오성 칼럼니스트    

아이가 버릇이 없는 것은 아이 잘못이 아니라 어른이 바르게 지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어른들, 특히 부모들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네 부모는 그 잘난 이름으로 자식의 기를 꺾어 왔다. 그리고 오직 공부만 하라고 했다. 그렇게 공부만 잘하면 다 되던 시대는 지났음에도 지금도 조선 시대 과거제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고시에 합격을 기원하는 것은  부모의 욕심일 뿐이다. 그러면서 하나같이 "다 너 잘되라고 한 것"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바뀌었음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엄마들은 유행이라면 멀쩡한 바지를 찢어서도 입고, 비 오는 날에도 선 그라스를 낀다. 그러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안중에 없지 않나 싶다. 말로는 어느 부모나 할 것 없이 자식에게 사랑이라면서 욕심을 부리고 미래를 걱정한다고 하였지만, 자식은 사랑보다는 속박당하면서 잔소리를 들으면서 자라왔다. 우리가 그렇게 원수처럼 생각하는 일본인의 일상생활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우선 그들의 예절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人に めいわくを かける)`이다. 따라서 자기 아이들을 야단칠 때 `남을 귀찮게 하거나 성가시게 하고, 괴롭히는 것은 폐가 된다(めいわくですよ)`라고 한다. 몇 년 전 네팔등반을 하러 갔을 때 목격한 한 광경이 아주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한 여인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내아이와 여자애를 데리고 도보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보기가 좋아 물었다.

 

엄마와 함께 가는 아들 초등학교 4학년이고 조금의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 아이는 중1 학년인 딸이었다. 자녀 양육에 모범적인 어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좀 뒤처져 가고 있는 딸에게 "왜 혼자 이렇게 뒤처져 가니"하고 물었더니 그 아이"제 페이스(pace)대로 가는 거예요"라고 대답하는 예쁜 목에 호각이 달려있었다. 

 

이와는 너무나 다른 경험을 한 것은 수년 전에 어느 단체에서 진행하는 여행프로그램에 함께 했을 때였다. 약 70명이 함께 하였는데 여행 첫날 상호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어디에 사는 누구 이며 어떻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등을 인사 소개하는데 대학생 30명 중에 29명이 엄마가 가라고 했어 왔다고 했다. 그렇게 여행에 참여한 대학생들 때문에 요절한 천재 화가 `에곤 쉴레`의 작품전이 열리는 화랑에서 시끄럽게 떠들다 퇴장을 당했고, 온천 호텔 탕 내에서 어깨동무하고 탕을 휘젓다 눈총을 받기도 했다. 

 

친하게 지낸 지인 부부가 모두 세상을 떠나고 자식이 상속권자가 되었다. 그런데 꽤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은 인생의 중반기에 접어들었어도 독신인 데다 부가가치를 발생시키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성인이 되었는데도 부모에 의존하며 살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며 그것이 안 될 때는 범죄자가 되거나 자해까지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누구든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이런저런 대상을 탓할 수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지 남을 탓하는 습관을 지니는 것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한다.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일이 잘 안된다고 부모 탓하거나 남을 탓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어느 성직자가 "마음을 비우세요. 내려놓으세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되물었다. "마음이 어디 있는지를 알아야 비우거나 내려놓을 수 있겠는데 어디에 있습니까?" 하지만 알려주기보다 하라고만 한다. 막상 자신을 바꾸는 것이 남을 바꾸기보다 쉽다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기보다는 그냥 바꾸라고만 한다. 매사가 이렇게 일방적이다. 요즘 정가에서 유행되고 있는 내로남불, 적폐 또한 탓으로 돌리려는 수단이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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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8 [15:2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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