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5개 시내버스 노조가 오는 15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13일 오전 울산시청 앞 버스정류장에 시내버스가 줄지어 정차해 있다.      뉴시스

울산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자 울산시가 대체 교통수단 확보에 나섰다. 노조가 파업을 실행할 경우 지난 2001년 파업 이후 18년 만에 상당수 시내버스가 운행을 멈추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노조에 가입돼 있는 5개 울산 시내버스회사 소속 버스는 500여대다. 

한국노총 울산 시내버스 노조는 14일 울산 지방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

한국노총 산하 울산여객과 남성여객, 유진버스, 대우여객, 신도여객 등 5개 시내버스 업체 노조는 앞서 지난 8일 조합원 1천 18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투표자 87.7%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14일 오후 2시에 예정된 울산지방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회의에서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면 15일 새벽 첫 차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들 버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울산에서 운행되는 시내버스 가운데 약 500대가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산지역에는 모두 7개 시내버스 업체가 110개 노선에서 버스 749대를 운행 중인데 파업에 참여하는 업체 노조들이 107대 노선에 걸쳐 499대를 운행하고 있다.

한편 울산시는 이날 오후 유관기관 관계자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전세버스 등 동원 가능 차량과 차량 운행에 필요한 시설 등을 점검하고 비상수송 대책을 협의했다.

울산시는 비상수송 대책으로 비상수송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대체 교통수단 확보를 위해 택시부제 운영 해제, 승용차 요일제 해제, 공영주차장 부제 해제, 출퇴근 및 등교 시간 조정검토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이를 위해 유관기관들이 사전준비와 점검을 통해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더라도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찰청과 교육청, 전세버스 및 택시조합 등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울산시는 시내버스 파업에 불참하는 학성버스와 한성교통에서 가용할 수 있는 250대 시내버스와 전세버스 63대, 관용차량 7대 등 70대를 긴급히 투입해 106개 노선을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국 7개 특별ㆍ광역시 가운데 울산은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어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내버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버스기사 실질임금 보전, 무사고수당 4만5천원 인상(현행 12만원), 정년 만 65세 연장(현행 만 61세), 버스복지재단 설립, 퇴직금 적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