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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선생의 흔적을 둘러보고
 
류위자 부경대 겸임교수   기사입력  2019/05/15 [15:30]
▲ 류위자 부경대 겸임교수    

지난 4월 퇴계 선생 `마지막 귀향길` 450주년 재현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퇴계 이황 선생이 선조임금의 허락을 받아 벼슬에서 물러난 뒤 성리학의 완성을 위해 한양에서 안동까지 돌아가는 귀향길을 되새기는 행사다. 약 300km인 전 구간을 따라 걷고 싶었지만 행사 참석 신청자가 많아 4월 17일 하루만 참여했다.

 

참석 하루 전 태화강 역을 떠나 퇴계 선생이 귀향길 8일차 묵은 청풍관아, 지금은 청풍문화재단지인 그 곳에 가기 위해 제천역에 내렸다. 역사 공사가 한창이었다. 청풍문화재단지에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망설이고 있는 필자에게 시골 택시 운전사는 "이리 쭈욱 가면 버스 정류소가 있다"면서 손으로 가리켰다.


쭈욱 가서 다시 물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건너편으로 가서 타라고 일러줬다. 정류소에 앉아 있는 여인에게 청풍문화재행 950번을 물었다. "950번은 모르겠어요. 우리 엄마가 청풍문화재 일 가시기 때문에 잘 알아요. 우리 엄마가 항상 여기서 타요."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970번 운전기사에게 "청풍문화재 갑니까?" 라고 물었다. 그는 "타야 가지유?" 참 재미있었다.

 

터덜거리는 버스가 달리는 시골길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해 있었다.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1시간여 만에 청풍문화재단지 버스정류소에 내렸다. 공식 행사이어서 인지 입장료도 받지 않았다. 단지 안을 둘러보면서 우리네 조상님들이 살았던 툇마루에 앉아 잠시 어릴 적 생각에 잠겼다. 숙소를 확인하고 다시 청풍문화재단지 둘레 길을 찾아 나섰다.


다음날 행사에 참여하였다. 남자들은 흰 도포와 갓 차림이었고, 여자들은 화관무와 진연두색 여성용 도포를 입었다. 퇴계선생 귀향길을 따라 단양으로 가는 과정은 옛 길을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었다. 지금은 호반이 된 충주호에서 배를 타고 장회나루에 도착, 단양까지는 육로로 걸었다.

 

약 50명으로 구성된 재현단 일행은 10km를 함께 걸으면서 퇴계 선생 詩로 길 위의 인문학도 실천하면서 의미를 되새겼다. 첩첩산중 단양은 퇴계 선생이 군수로 부임해 선정을 베푸신 곳이라고 했다. 단양 복지회관에서 문화행사를 마치고 재현단과 헤어져 단양역으로 향했다. 복지관 인근에서 동네 주민에게 버스정류소를 물었더니 버스시간표까지 말씀해 주셨다. 그는 내가 버스를 제대로 탔는지 확인까지 했다. 그 친절함과 배려에 혼자가 된 외로움이 사라졌다.

 

단양역사는 새 건물이었지만 민가와 떨어져있어 밤이 되니 주변엔 어두움만 깔렸다. 울산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기다리는 5시간 동안 혼자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그런 기대를 할아버지 2분이 여지없이 깨 버렸다. 이 분들은 역 여직원에게 질문을 하는 동시에 대답까지 내 놨다.

 

그러나 여직원은 할아버지의 자문자답에 맞춰 그 때마다 적극적으로 응대했다. 퇴게 선생의 가르침이 아직도 흐르고 있는 것일까. 청풍문화재 단지에 또 가고 싶다. 그곳 사람들의 순박함, 다정함 때문이다. 공업도시에서 관광도시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울산이 본받아야 할 점이다. 2014년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된 순천만정원은 당해 방문객이 440만 명이었다고 한다. 필경 자연환경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람 냄새가 이들을 끌어들이는데 한 몫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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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15 [15:3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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