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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을 끼다
 
정상미 시인   기사입력  2019/05/22 [18:45]

요즘은 그렇다
외로워지고 싶어 팔장을 낀다

 

혼자 팔짱을 낀다는 것은
흔들리는 나를 내가 붙들고 가는 것이다
차가워지는 내가 싫어서
내가 나를 데우는 것이다

 

7년 사귄 애인이
안개 속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을 때
나를 추스르려 팔짱을 낀다
박 팀장에게 서류뭉치로 얻어맞고
내가 나를 어쩔 수 없을 때
기우뚱하지 않으려 팔짱을 낀다

 

팔짱을 끼면 내가 더 촘촘해진다
단단해진 팔짱은
애인에게 긁히고 팀장에게 찔려온 나를
지그시 눌러준다

 

팔짱을 끼면 내가 도도해진다
눈에는 힘을 주고 허리를 꼿꼿이 세운다
애인 같은 거 팀장 같은 거 별거 아니라며
입을 앙다물고 깨진 어깨를 올린다

 

팔짱이 나를 밀고 간다
가끔은 조금 거만해 보여도 좋다

 


 

 

▲ 정상미 시인    

언제부턴가 팔짱을 끼지 않으면 불안했다. 빈손은 날 붙들어주지 않았다. 팔짱과 놀고 팔짱에 기댄다. 팔짱은 기둥이고 친구이며 난로다. 팔짱은 언제라도 저녁에 깃들 수 있는 아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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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22 [18: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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