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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알갱이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연구소 대표   기사입력  2019/05/26 [15:30]
▲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연구소 대표    

늘 창작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음악기기나 에프엠(FM) 라디오에 주파수를 맞추는 버릇이 습관처럼 된지 오래다. 두어 시간정도 짧게 작업을 할 때는 음악 감상을 한다. 물론 스마트기기 음악 전문 앱(APP)을 이용하는 편이다. 비교적 긴 시간 작업이 이어질 경우는 주로 에프엠(FM) 라디오를 청취한다.

 

장단점이 있지만 라디오를 즐겨 듣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창작 의욕을 살려내는데 다소나마 조력 받을 목적이 가장 큰 이유다. 예컨대 딱딱한 사각의 작업장 안에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작업환경을 음악으로 연출해 보려는 것이다. 음악 전문 앱은 곡과 곡사이 약간의 여백만 있을 뿐 그 패턴대로 무한 반복된다.

 

결제금액에 따라 제공되는 음질의 차이는 있지만 그다지 중요하진 않다. 아마도 음악 감상만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고품질 음원을 이용하게 되겠지만, 조금만 오래 듣다보면 피로감이 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반면에 에프엠 라디오 방송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조성에 다소 도움이 되는 편이다. 모든 프로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진행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청취자 사연과 재생되는 스테레오 음악으로 세상과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모종의 소속감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1인 인터넷 방송이 활발해지고 있다. 디지털기술 환경은 조직이나 큰 자본 없이도 `나 홀로 방송`이 가능해졌다. 특히 자신을 알려야 먹고 살 수 있는 이들에겐 필수 아이템이다. 세계적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산업의 융합이 몰고 온 새로운 풍경이다. 일부 경쟁이 불붙으면서 사회부정적인 문제가 양산되기도 한다. 흔한 말로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막말 쓰나미`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럼에도 정보통신 기술이 가져다줄 혜택은 매우 크다.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가 주장한 `욕구이론`에서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더 이상 성장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바 있다. 그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누구나 사회적 욕구를 갖기 때문이란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린다. 사회적 욕구를 채우는 수단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다. 소통의 방식은 시, 노래, 그림, 심지어 수다 등...다양한 방식을 들 수 있다.


만약 이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홀로 외톨이가 된다면 우울해 지거나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 실지로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몇몇 사건들에서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는 전문가 진단 중 하나는 세상과 "소통이 안돼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탄식들이 있다. 뒤늦은 후회의 밑바닥에는 외톨이의 외로움이나 설움들이 쌓여 있다.

 

그러다 자존감이 바닥나고 "나 힘들다"를 극단의 방식으로 드러내곤 한다. 마지막 외침이자 일종의 경종일 수 있다. 소통의 가장 기본적인 매개체가 서로 건네는 말이다. 이 말의 어원은 `마음의 알갱이`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말이란 마음속에 있는 것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 말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어떤 마음인지 짐작할 수도 있게 된다. 말은 인격의 표현이라서 그렇다. 만물의 영장 인간은 말의 진실성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특별히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무엇보다 교묘한 말을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이르기도 하였다. 그 분별 기준으로 제시한 말이 교언(巧言)과 영색(令色)이다.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人) 교묘한 말만 하고 보기 좋은 낯빛만 짓는 사람치고 어진 경우가 드물다." 교언은 어떤 말일까? 진실성이 의심되는 말을 교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거짓된 말, 허황된 말, 과장된 말들이 해당된다.

 

이런 말들은 어느 정도 쉽게 분간이 된다. 하지만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말이 교묘한 말이나 그럴 듯한 말이 아니겠는가. 마뜩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흔하게 쓰는 말 중에 "사기당한 느낌이다"거나 말끝에 "찝찝하다"는 사족을 지울 수가 없다면 교언이라고 판단해도 좋다. 교묘한 말은 고민이나 우울한 기분으로 이끌고, 진솔한 말은 감동과 기분 좋은 기운을 만든다.


그렇다면 영색은 무엇인가? 얼굴 표정이나 몸짓에 드러난 태도를 말한다. 사람들과 소통에서 말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하는 사람의 태도는 그 말의 진정성을 뒷받침하는 표정언어다. `남의 비위를 맞출 때나 아첨하기 위해 낯빛을 꾸미는 것`이 영색의 사전적 의미다.

 

즉, 속마음을 숨긴다는 뜻이다. 오늘날 교언영색은 사회관계망(SNS)속에서 얼굴을 대면하지 않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사회에 걸맞은 요소가 추가로 설명되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가지 분명한 이치가 있다. 화자가 말할 당시의 진실한 마음 상태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편안히 창작에 몰입할 수 있는 말 콘서트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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