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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를 위하여
 
홍수연 시인   기사입력  2019/05/28 [17:42]

풋, 그렇다면 나는 바보가 아님이 확실하다 오히려 나는 천재에 가깝다 내가 바보가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 어딘가 나는 부족해진다

 

카프카의 말을 빌어, 바보들은 왜 피곤해지지 않는 걸까 그들은 삼손처럼 힘이 센 종족임이 분명하다 그들은 건강하고 그들은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피곤해지지 않기 때문에"에 주목하자

 

잠을 자지 않으므로 카프카는 바보계의 절대지존이 되었다 바보들에겐 구분이 없다 백야…… 하얀 밤…… 그들은 어둠을 파먹고 그 자리에 하얀 알곡을 심었다 그들에게 삼손의 머리카락은 반사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도통 흡수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도통 따뜻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비나 눈보다 강한 종족 내리는 비를 멈추고 얼어붙은 눈을 또다시 얼린다

 

바보계의 神, 카프카

 

미미하나마 그를 받아 적으며 나는 바보들에게 적잖은 경외심을 느낀다 바보처럼 바보를 위하여, 적어도 오늘밤은 잠들지 않을 것이다

 


 

 

▲ 홍수연 시인    

시인들은 눈(雪)보다 강한 바보다. 그들의 백야는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데 온전히 쓰여진다. 시인들은 삼손처럼 힘이 세다. 그들의 힘은 반사를 위해 존재한다. 오늘 밤만은 카프카를 읽으며, 잠들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영원히 깨어 뒤척일 것이다. 시인의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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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28 [17:42]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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