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영국을 국빈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적대적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조롱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로부터 칸 시장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칸 시장은 무슬림계 최초로 런던 시장에 당선된 인물로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 칸 시장을 만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 그를 만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그는 키가 작은 것을 빼면 (빌)더블라지오(뉴욕시장)와 쌍둥이처럼 느껴진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미국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소속 더블라지오 시장에 대해 "미국 최악의 시장"이라고 깎아내린 바 있다.

칸 시장은 2일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에 기고한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위해 레드 카펫을 까는 건 영국답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로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진행된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서 공정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이혼합의금 390억 파운드 제공을 거부하고 떠나버려야 한다"고 말해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5일 3일간 영국을 국빈방문 한다. 그는 영국 방문 첫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비롯해 왕실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환영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런던 총리관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