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개월 동안 폐쇄했던 인접국가 간의 국경을 8일(현지시간) 다시 열면서, 대기 중이던 군중이 수 천명씩 콜롬비아 국경을 넘어가고 있다.
콜롬비아 국경에 있는 쿠쿠타 시 인근 국경교량 두 군데엔 베네수엘라인들이 길게 장사진을 이루고 콜롬비아 세관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녀와 함께 하거나 어린이를 어깨 위에 목말을 태운 채 이동하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베네수엘라 군대도 군중 통제에 가담해 협력하고 있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브라질과 콜롬비아 국경 전부를 폐쇄한 건 지난 2월이었다. 야당이 이웃 나라로 부터 식량과 약품을 반입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원조가 미국에서 제공된 것이며 올 1월 자신이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나선 후안 과이도에게 지원된 것이어서, 마두로는 이에 대해 미국이 베네수엘라 주권을 침해하려는 술책이라며 반입을 금지시켰다.
5월부터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루바와 브라질 국경 재개에 나섰지만, 콜롬비아 국경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교량과 프란치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교량만은 지금까지 폐쇄된 채 남아있었다.
국경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베네수엘라 국내에선 구하기 어려운 각종 생필품과 약품 등을 확보하기 위해 물밀듯이 콜롬비아로 들어갔다.
한 때 부유한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이처럼 위기에 처한 건 기초 생필품난과 올해에만 1000만%가 넘은 인플레이션, 물가고와 생활고로 하루 500명꼴로 외국에 피난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가 7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를 떠난 국민 수는 2015년 말 기준 69만5000명에서 올해 중순까지 전체 인구의 15%인 40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7달 동안 난민 및 이주민 수가 100만명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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