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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회> 당골네 삼대독자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6/09 [14:56]

소나무가 울고 있었다.
사람 사는 동네에서 쫓겨났는지 동구에서 홀로
저 안으로부터 진물을 밀어내고 있었다
성황당 신목에다가
목을 매고 있는 춘향그네
불경스럽다는 것 아는지 모르는지
막내고모가 꽃신코를 허공에 차올릴 때
당골네 삼대독자 생병이 났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벌쭉했었지 약도 없는
상사병이라나
표정도 신음도 없는 속울음 터지는 소리
솔바람소리 청청이 낼 뿐
소나무는 눈물이 날 때 온 몸이 굼실거리는지 
바늘 끝으로 제 몸을 콕콕 찔러대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허공에 몸을 문지르고 있는
저 소나무
상처에서 터져 나온 진물은 송진인가 눈물인가

 

ㆍ 신목神木 : 헝겊이나 천, 짚들이 걸려있는 성황당에 있는 나무.

 


 

 

▲ 정성수 시인    

옛날에 가족 중에 병이 나거나 집안에 재앙이 생기면 무당을 불러다 굿을 하거나 제사를 지냈다. 그 때마다 불러 쓰는 무당을 단골이라고 했다. 단골을 `당골네`, `당골`, `당골에미`, `무당` 등이라고도 일컬었다. 당골네는 주로 호남지역에서 단골판을 매개로 하여 맺어진 세습무世襲巫와 신도집단을 말한다. 세습무로서의 당골은 혈통에 의한 사제권의 세습, 사제권에 의한 단골판의 계승을 했다. 이때 강신체험이 없으면 영력靈力이 없다 하여 집에 신단神壇을 설치하지 않았다. 대개 부부가 함께 굿을 하는데, 남편은 주로 악기를 연주하고 부인이 굿의 주관자였으며 이들은 자기가 맡은 지역 내에서만 굿을 할 수 있었다. 단골판의 권리는 사고팔거나 세를 놓을 수도 있다. 당골은 신도의 상담자 역할도 하며, 길흉과 관련하여 점을 치거나 굿을 하는 사제기능을 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각종 민속예술을 창조하고 전승시키는 중역이기도 했다. 이런 무속신앙은 근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신이라 하여 배척을 받기도 하였지만 요즘도 대나무에 깃발을 꽂아 놓은 무당집을 간간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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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09 [14:5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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