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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회> 강물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6/16 [15:55]

그리움 하나 토해내고 싶은 것이다 강물은
그리움을 감출 수 없어 밤새 온 몸을 뒤척이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죽어서도 노래가 되어 어느 때는 휘파람소리를 내면서
어느 때는 오장을 긁어 대면서
강물은 흔들린다

 

강물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그대여
왜 나는 하염없이 그 자리냐 흘러가지를 못하느냐.
두고 온 것들에 미련이 남아서
꽁꽝 얼었던 지난 겨울 같은
그리움
녹아라 녹아라 소리치며 강물은 흘러간다

 


 

▲ 정성수 시인    

지금도 내 마음 속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오늘도 콧노래를 부르며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계곡을 따라 내려온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오르면 어릴 때 친구들과 발가벗고 미역 감던 계곡을 만난다. 계곡을 지나면 집 몇 채가 엎드려 있는 산골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단말머리 소녀가 살던 곳이다. 나는 계곡 이쪽에서 살았고 단말머리 소녀는 계곡 너머 저쪽에서 살았다. 나는 수시로 계곡이 있는 골짜기에 갔다. 골짜기 위 자갈논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가거나 저녁때가 되면 골짜기에서 울고 있는 염소를 데리러 갈 때 계곡을 지나야 했다. 여름에는 삼태기로 붕어나 피라미를 잡기도 했다. 계곡에는 유난히 꾀꼬리가 많이 울었다. `닐니리~꼭, 닐니리~꼭`하며 우는 소리는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은 단발머리 소녀가 읍내 병원에 입원한 날이었다. 지금도 내 마음 속에는 계곡 물가에 앉아 `닐니리~꼭`으로 우는 몹시 가난한 시골 소년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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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16 [15:5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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