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 대왕암 수의를 입은 칼끝 바람 나의 엎드린 바닥까지 불다 갔다. 빨간 띠를 두르고 하늘의 횡단보도를 건넜나. 골리앗 크레인의 메인 빔 한 켠 파편으로 부는 햇살을 먹으려는 바닷새가 날갯짓한다. 소금기 저민 해풍을 안고 가을에 온 구릿빛 미소 부서진 아침에 퍼져 나갈 때, 파도에 씻기는 미포만 팔딱팔딱 동해고래 꿈틀거리며 돌아온 기계들의 박동소리 외치던 상처가 드러눕는다.
칼끝 바람의 해고와 복귀, 투쟁과 협상, 골리앗 크레인의 메인 빔 한 켠에서 낙엽 한 잎처럼 아슬아슬, 햇살을 먹으려는 바닷새는 알고 있으랴. 복귀를 하는 아침 다시 입은 작업복, 햇살로 눈이 부시고 미소가 가득하고 동료들과 악수를 하고 동해고래도 팔짝팔딱 거리면서 기뻐했겟지. 그간 멈추었던 기계들, 다시 뛰는 심장소리 같은 박동소리, 들려오는 노동자들의 함성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