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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성격장애에 대하여
 
김세미 울산 YWCA 시밀레 원장   기사입력  2019/06/30 [15:49]
▲ 김세미 울산 YWCA 시밀레 원장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사회적 현상을 마주한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사회도 변화하고,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변화한다.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이제는 공론화되고, 공공화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고, 그로 하여금 알지 못했던 심각한 개인의 문제에서부터 사회 문제까지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원치 않게 더 많은 폭력과 자극에 노출된 채 성장하고, 부모의 방임 또는 폭력으로 물든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누군가는 회복될 기회도 없이 사회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이상심리나 정신장애를 경험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애매한 분류인 경계선 성격장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것은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필자가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앞서, 성격이란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되는 행동 경향이나 특질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행동 경향이나 특질이 융통성이 없고 미숙하며, 이 때문에 사회생활이나 직업활동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취하지 못하거나 적응하지 못할 경우 이를 성격장애라고 한다.

 

즉, 성격장애란 개인의 고유한 성격특질이 그가 속한 사회문화적 기대로부터 심하게 벗어나 있고, 이 특질이 경직되어 있어서 아무 상황에서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심각한 기능장애를 야기하거나 주관적인 고통을 유발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원호택, 1997) 보통 이들의 주요한 특징은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불안정한 인간관계, 불안정한 정체성, 충동적 행동, 되풀이되는 자해행동, 정서적 불안정성, 만성적인 공허감, 빈번한 분노 표출과 공격행동, 일시적인 정신증적 증상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경계선 성격장애의 진단기준(DSM-IV)이기도 하다.


다양한 폭력 피해자들 중에서도 필자가 만나는 주 대상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방임과 폭력, 성폭력, 가정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왔으며, 살기 위해 나온 사회에서 형성된 관계를 통해 또다시 폭력과 성매매에 이용, 착취된 과거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불과 20대, 30대밖에 되지 않은 그들에게서 이러한 정신증적, 신경증적 증상을 매번 경험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정신과 방문을 통한 약물 또는 입원 치료를 병행하지만, 대부분의 대상자들은 경계선 또는 성격장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란 매우 어렵고, 말 한마디조차 쉽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적인 상담과 지도가 필요하다. 상담자는 분노, 충동 등의 행동을 하는 대상자에게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반응하고, 때로는 정서적으로 지지하며, 일관된 모습으로 욕구에 맞는 지원을 해야한다.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상담자 또한 적지 않은 상처와 충격 가운데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론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그것이 참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상담자로서 전문적인 지원을 하기 앞서, 대상자들을 이렇게까지 만든 누군가 또는 사회를 원망하게 되는건 인간인지라 상담자도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일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진즉에 막지 못했나. 이렇게 되기 전에 한사람이라도 도와줬다면.` 등의 여러 생각들이다. 현장에서 발견했을 땐 이미 그러한 증상들이 고착화되고 심각해져 정신증적인 증상까지 동반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쉼터에 있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더라도, 처음과는 달리 안정적이며 증상적 행동의 주기가 짧아지고 소통이 되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게 되는데 까지 쉼터 안에서는 웃으며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점차 회복된다 한들, 사회로 돌아갔을 때 사회와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폭력과 상황에 노출될 것이고,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어려움들을 우리가 또다시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문제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성평등, 성매매, 성폭력 등의 폭력 예방의 문제 등이 이 모든 것들과 직결된다. 부디 이제는 이러한 신호들을 등한시 여기지 않고, 건강함을 포기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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