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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ㆍ주식시장 심상치 않다
기사입력  2019/08/18 [15:53]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실물경제가 추락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환 및 금융시장마저 심상치가 않다.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3년 5개월 만에 1,200원대를 훌쩍 뛰어넘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의 량보다 해외로 유출되는 달러의 량이 많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고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을 통해 들어오는 달러의 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다,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함에 따라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의 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된 수출 감소세는 반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일 경제 전쟁과 미중무역 전쟁이라는 외부변수마저 겹쳐 수출 감소폭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거기에다가 교역조건마저 악화되고 있어 수출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7월 수출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개별소자와 집적회로(D램, 플래시메모리 등)를 포함한 반도체(-5.9%)와 TV용 LCD(-5.0%) 수출가격은 하락한 반면, 유가상승으로 수입 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떨어졌으며,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34.0%나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 중 핵심 수출 품목인 D램으; 수출가격은 1년 내내 내림세가 이어져 무려 반 토막이 났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도 급락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KOSPI) 지수는 2,0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KOSDAQ)도 600선이 깨졌다. 코스닥은 3년 1개월 만에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등 폭락 조짐을 보임에 따라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금의 이탈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8월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순매도는 1조 7천 652억 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세계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자금 이탈 조짐마저 일어나고 있어 국내시장에도 파급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환율이 상승하면 단기적으로는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환차익과 함께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오히려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거기에다가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할 경우 국내 외화유동성 사정을 급격히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최근의 환율 상승은 국내의 경제적인 요인에다 미중무역 전쟁이라는 대외적인 요인마저 겹치고 있어 당분간 환율이 제자리로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요즘 환율변동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커진 상황이다. 올해 6월말 현재 외채규모는 4천198억 달러이다. 이중 단기외채만 1천 757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국내증권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대략 4천 600억 달러(560조원), 채권은 1천억 달러(125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연간 외국에 지불해야 하는 상품수입 결제액은 5천 352억 달러(2018년 기준)이고, 내국인들이 연간 해외여행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284억 달러(2018년 기준) 규모이다. 반면에  올해 8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4천 31억 달러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서는 규모가 크게 늘어났으나, 외환위기가 닥치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환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지금은 실물경제가 1997년 IMF 위기 당시에 비해 훨씬 취약하기 때문에 외환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졌다. IMF 위기 직전인 1996년의 경제성장률은 7.6%에 달했고, 1997년에도 5.9%의 성장률을 달성하였다.

 

그런데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9%에 불과하였으며, 올해는 2%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용시장의 불안도 훨씬 심각하다. 1996년 실업률은 2.0%, 1997년은 2.6%에 불과하였으나, 올해 7월 현재 실업률은 3.9%로 급증한 상태이다. 또한 1997년의 고용률은 66.6%였던데 반해, 2019년 7월 현재는 61.5%까지 떨어졌다. 만의 하나 외환위기가 도래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틀림없다. 지금으로서는 실물경제를 회복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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