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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93회> 인스턴트 사랑
기사입력  2019/08/18 [15:54]   정성수 시인

편의점 한 구석에서 턱수염이 밤송이 같은
사내 녀석과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계집아이가
컵라면 하나씩 빼들고 키득거린다
서로를 바라보는 동안
라면은 퉁퉁 불어 새끼손가락만 하다
나무젓가락에 감긴 몇 가닥의 사랑이
목구멍으로 후루룩 넘어간다
통유리 창 건너 편 여인숙 간판이
귀때기 새파란 놈들의 수작을 알고나 있다는 듯이
놀다가라며 자꾸만 팔을 끌어당긴다
가로등은 알고 있다
잠시 후 불량스런 이놈들이 한 바탕 힘을 빼고 나서
자판기에서 블랙커피 한 잔을 뽑아들고
또 키득거릴 것이라는 것도
일회용 껌을 씹으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등을 보이며 제 갈 길을 갈 것이라는 것도

 


 

 

▲ 정성수 시인    

소나기처럼 예측할 수 없이 다가오는 사랑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평균적인 사랑 방식을 알고 있어 당황하지 않는다. 그런 방식에 길들여진 우리는 인사를 나눈 뒤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고 극장이나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며 정을 나누는 연애 과정을 밟는다. 뿐만 아니라 선물을 주고받다가 결국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그러다가 열정이 식으면 이내 돌아서며 잊어버린다. 도식화된 인스턴트 사랑에 익숙해진 우리는 진실한 사랑의 의미를 상실한 체 살아가기도 한다. 일회성인 인스턴트 사랑을 하는 경우는 순간적으로 눈이 멀기도 하지만 최후에는 자책감 또는 후회에 봉착하기도 한다. 방부제가 첨가된 인스턴트 사랑에는 달콤함은 있지만 신선함은 없다. 사랑은 헌신이다. 헌신이 없는 사랑은 공염불이 되기 쉽다. 그렇다면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헌신할 수 있을까? 뜬금없는 질문이 되겠지만 나나 당신은 어떤 답을 내 놓을 수 있을까? 인스턴트 사랑의 시대에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을 믿는 자는 어리석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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