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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고래
 
권순자 시인   기사입력  2019/08/21 [17:43]

망망대해 협곡을 누비는 나는 고래
머리칼이 지느러미 되고
팔 다리도 지느러미 되어

 

멈추었다가 꿈틀대는 뜨거운 숨
공중으로 솟구친다

 

누가 막을 수 있으리
전신에 차오른 뜨거운 눈물
뜨거운 뜻
열정
천일 동안 숨죽여 기다린 순간

 

깊고 푸른 물 마시고
고동치는 심장소리

 

나의 몸부림
나의 부대낌
영혼은 부풀어 수많은 약속들이
하얀 뼈 드러내고 심연의 파도에
물결쳐 부서질 때

 

솟아오르는 무지개빛 이름들
물고기 떼 수백 마리 뭉치고 뭉쳐
바다 속 깊은 물결로 흐른다

 

고통의 뼈를 가르고 태어난
희망들아
폭풍우 속에서도 꿋꿋한
물의 청춘들아!

 


 

 

▲ 권순자 시인    

사람은 죽어서 지수화풍(흙, 물, 불, 바람)으로 돌아간다. 원래 지수화풍의 인연에서 왔기 때문이다. 바다에 수장된 아이 역시 지수화풍으로 흩어졌을 것이다. 환생을 한다면 바다에 사는 생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고래다. 아이는 죽어서 여전히 아이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고래로 환생하기도 한다. 죽어서 고래로 환생한 아이가 선언한다. 나는 "망망대해 협곡을 누비는" 청춘고래라고. 머리칼이 지느러미가 되고 팔과 다리가 지느러미가 된다는 상상이 암울한 주제와 다르게 아름답고 호방한 시다. 고래로 환생한 아이는 "꿈틀대는 뜨거운 숨"을 쉬며 "공중으로 솟구"치는 긍정으로 환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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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21 [17:43]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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