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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와 도전의 교육
 
양소빈 울산 달천중 행정실장   기사입력  2019/08/26 [18:00]
▲ 양소빈 울산 달천중 행정실장    

`우리 도서관은 초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부터 노벨상을 수상한 석학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뉴욕 공공도서관장 앤소니 막스가 한 말이다. 2007년 막스와 손잡고 뉴욕 도서관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참여한 영국의 건축가 포스터는 우유와 신문을 배달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독서로 건축학의 거장들을 만났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인생의 기회를 찾았다. 그는 도서관에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오면 도서관의 학술적 리서치 환경이 나빠진다고 주장한 반대 여론에 맞서 싸웠다. 험난하게 걸어온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꿈을 키우길 바랬다. 그는 공공도서관은 소외받는 학생과 시민들에게 동등한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공공재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일지라도 공공기관 만큼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는 진리가 통했다. 제퍼슨의 독립선언문 자필 원고와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은 2016년 뉴욕 최고의 건축물로 뽑힌 로즈 리딩룸으로 더 유명하다. 높고 넓은 광폭 천장으로 열람실을 찾은 사람들을 압도하고 화려하고 아늑한 조명으로 편안함을 선사하며 우아한 대리석과 나무테이블로 지식의 품격을 더하고 있다. 뉴욕 시민들에게 뉴욕 도서관은 공공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공간이 되었다. 

 
뉴욕의 한복판에는 시민들이 산책하며 편안히 쉴 수 있는 도시의 숲 센트럴파크가 있다. 1873년에 완공된 센트럴파크는 모기가 들끓고 비만 오면 악취가 심해지는 상습침수 지역이었다. 미국의 조경전문가 옴스테드의 손길 덕분에 거대하고 위대한 공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옴스테드는 회색도시 속 녹색자연을 꿈꾸었고 멀리 떨어진 국립공원보다 가까운 도심 속 공원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곡선형의 잔잔한 호수와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존재하는 전원풍경을 도시에 그리고자 했다. 150년 전 그의 노력으로 심어졌던 작은 묘목은 거대한 숲을 이루었다. 뉴요커들은 드넓은 잔디에 누워 피크닉을 즐기고 담소를 나누며 웃으며 자전거를 탄다. 공공의 도심 속 푸른 조경이 사람들을 치유하고 마음을 펴게 해 준다.

 

눈부신 태양 조명을 오롯이 받으며 센트럴파크를 천천히 거닐다 만나는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면서 자연과 하나 되는 쉼표의 순간이 나에게도 생생히 남아있는 건 뉴욕의 허파 센트럴파크만이 가진 강력한 생명력과 치유력 때문이 아닐까?  뉴욕 도서관의 막스와 포스터, 센트럴파크의 옴스테드처럼 백년을 내다보는 철학이 있었기에 세계는 공공의 민주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 있다.  이십대 중반 시절 내가 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할 때였다. 학교 급식일을 제외한 방학 및 토공휴일의 저소득층 학생 급식지원비를 농산물 상품권으로 지원해 주던 때가 있었다.


지원 대상 학생은 행정실로 와서 상품권 배부대장에 수령 사인을 한 후 농산물 상품권을 받아 가면 되는데 몇 명의 여학생들이 농산물상품권을 수령해 가지 않아 애태운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사춘기 여고생의 예민한 자존심을 미처 생각지 못 했던 것 같다.

 

다행히 요즘은 지자체의 예산지원으로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고 주민센터에서 18세 미만 결식아동에게 식당과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급식지원 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서울 노원구 천주교 중계동 성당 지하 1층에 약 36평 100석 규모로 어린이 식당 `모두의 밥상`을 오픈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결식아동이 가장 많은 노원구는 결식아동에게 급식 카드를 나눠주지만 어른들이 찾는 식당에 아이 혼자 들어가 밥을 먹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연간 운영 예산 1억원을 들여 아이들이 맘 편하게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구청에서 운영하게 될 어린이 식당이 배고픈 학생들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길 소망해 본다. 외모, 학벌, 성별, 경제력으로 차별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기회와 도전이 열려 있는 가치로운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우리 세대의 교육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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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26 [18:00]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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