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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회> 선물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9/08 [15:36]

추석이라고 김 주사가 돼지고기 한 근을 잘라왔다
손이 부끄럽다며 뒤통수를 긁는다
산비탈 우리 집 밭을 부치는 김 주사에게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고 보니
먼저 챙기지 못한 내 마음이
-앗차
늦은 후회를 한다
찬장에 진열된 술병 중에서
손 가는 대로 잡힌 청주 한 병을 건넸다
한사코 손사래를 저으며
그럴 수는 없는 것이라며 도망치듯 돌아간
김 주사
선물의 의미가 돈의 부피로 말하는 세상에
김 주사의 살점 같은
돼지고기 한 근이 보름달처럼 내 가슴을 부풀게 한다

 


 

 

▲ 정성수 시인    

달력 날짜를 짚어가며 기다리던 추석이 있었다. 이제 그 추석을 아이들이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린다. 추석의 엄지는 선물이다. 선물은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받으면 좋다. 해마다 추석이 되면 아버지는 이웃집에 막걸리 1병을 보냈다. 이웃에 사는 아제가 술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럼 답례품으로 이웃집에서는 돼지고기 한 근을 우리 집에 보내 왔다. 신문지에 싸여 있던 돼지고기는 살보다도 비계가 더 많았다. 어느 때는 푸르딩딩한 도장이 콱 찍혀 있기도 했다. 적지 않은 자식들과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 돼지고기 한 근은 결코 쉬운 선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의 돼지고기 한 근은 요즘의 어떤 비싼 선물보다도 몇 백 배 값지고 소중한 선물이었다. `사랑(愛)과 존경(敬)`의 의미를 담아야 진정한 추석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모의 기쁨은 자식이 효도한 것 이상으로 자식 자랑꺼리에 있다. 이번 추석은 부모님께 자랑꺼리를 만들어 주자! 그것이야 말로 지식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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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8 [15:36]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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