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보다 좋은 삶을 위하여
 
안중욱 울주군 삼남교회 목사   기사입력  2019/09/08 [15:38]
▲ 안중욱 울주군 삼남교회 목사   

사회학자 노명우는 그의 저서 `세상 물정을 위한 사회학`에서 "세상에 책은 이미 많다. 아니 너무 많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평범한 삶을 들여다보고자 또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보탠다. 대중을 모아 놓고 선동하는 목소리를 담아 쓰지 않았다. 각자의 소중한 삶은 선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선동이 아니라 세상살이에 대한 성찰로 이끄는 나지막한 권유를 담으려 했다"고 말한다. 대단히 공감되는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엔 너무나 많은 소식이 넘쳐흐르고 이런저런 평론도, 제안도, 정수일침을 향한 제안도 넘실거린다.

 

특히 대통령이 한 사람을 법무장관후보로 추천하면서 뉴스는 블랙홀처럼 그 사람에 관한 것으로 매몰돼 버렸다. 게다가 매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바람에 나라를 걱정할 정도를 넘어 이젠 슬그머니 분노가 치밀 정도다. 특히 `금수저` 출신들이 특권을 남용하고 부정한 일을 염치없이 마구 행했다는 사실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좌절하며 자족하는 모습을 보면 부아가 치민다. `또 하나의 글을 세상에 내 놓는 것은 선동이 아니라 세상살이에 대한 성찰로 이끄는 나지막한 권유를 담겠다는 것`이라던 노명우의 옹골찬 외침을 깊이 새겨듣게 된다.

 

여러 대학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하면서 세태를 비판하고 정치권 인사와 금수저 출신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규하는 그들에게 뭔가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책임을 느끼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작게는 올해 대학에 지원하는 막내를 둔 부모로서 많은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뉴스에 단골로 나오는 저 유명한 정치인처럼 `내노라`하는 곳에 척척 인턴을 시키거나 논문을 통해 화려한 스펙을 쌓을 수 없는 이 땅의 흙수저 아비는 할 말이 잃는다. 두 딸이 대학을 다닐 때 한 학기에 백만원도 채 안 되는 국가 장학금을 받으면서 "그래도 이나마 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냐"며 서로 웃고 위로하던 것이 생각이나 가슴이 짠해 온다. 이런 아비인지라 그런지 내 눈엔 바늘구멍 취업문을 향해 몇 년씩 알바로 비용을 보태며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이 왜 그리 많이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높은 분들은 한국경제의 낙관성만 설명하니 우리네 서민들과는 별나라 세상에 사는 것처럼 보여 헷갈리기까지 한다. 하지만 나는 당당히 말하고 싶다. 젊은이 각자의 삶은 소중한 것이며 조국의 자산이란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대들은 좋은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고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살아야할 의무도 부여돼 있다고 말이다.

 

또 2030세대를 지나는 젊은이들에게 삶을 손쉽게 쓰레기통에 버려도 되는 두루마리 휴지 조각처럼 저평가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당부하고 싶다. 연꽃을 사진작품으로 찍는 많은 분들은 "연꽃의 화려함, 깨끗함 그 자체도 소중하지만 진흙이라는 흙탕물 속에서 피어나는 소중한 꽃 봉우리이어서 더욱 의미가 새롭다"고 한다.


우리들의 삶의 환경이 연꽃 밭의 진흙탕일지라도 젊은 청춘들은 연꽃처럼 순결하고 고결하게 피어나길 응원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젊은이들의 가슴에 좋은 삶에 대한 열망의 촛불을 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좋은 삶은 결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 수 없다. 오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란 거름을 주고 가꿀 때 얻어진다. 좋은 삶이란 성공한 삶, 특별한 삶이 아니라 넘어짐을 인정하고 다시 일어나는 도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좋은 삶이란 완성된 열매가 아니라 좋은 삶을 향해 달려가는 인생의 진행 곡선 그 자체를 향한 별칭이다. 피 끓는 젊은이들을 향해 다시 말하고 싶다. 영리함과 지혜로움을 갖추기 바란다.

 

그리고 너희들의 좌절과 절망, 그리고 꺾어진 소망이 가슴에 가득할 때 누가 어부지리를 얻겠는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 세상을 향한 피 끓는 분노도 때론 필요하겠지만 더욱 냉철한 두뇌로 가슴의 아픔과 열정을 치료할 `세상파악`이란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정당성을 갖춘 사회적 질서와 소통의 원칙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 고순도 백신을 개발하라는 이야기다.

 

통일한국,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서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제개그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젊은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있어야 조국 대한민국은 그 에너지를 먹고 다시 도전하며 일어서게 된다.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드는 열정과 더불어 냉철한 치유와 회복의 백신을 개발해 내려는 차가운 이성적 노력을 젊은이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9/08 [15:38]   ⓒ 울산광역매일
 
롯데백화점 울산점 https://www.lotteshopping.com/store/main?cstrCd=0015
울산공항 https://www.airport.co.kr/ulsan/
울산광역시 교육청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http://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https://www.kcg.go.kr/ulsancgs/main.do
울주군청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https://www.ehyundai.com/newPortal/DP/DP000000_V.do?branchCd=B00129000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