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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카이보셀란 초등학교를 다녀와서
 
박현옥 상북초 교사   기사입력  2019/09/08 [18:41]
▲ 박현옥 상북초 교사    

지난 7월, 울산시교육청의 지원으로 북유럽 혁신교육 역량강화 연수 참여 차 핀란드와 덴마크의 학교와 기관들을 방문했다. 핀란드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학교가 모든 아이들을 위해 모든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학교외관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지만 학교 내부 곳곳에 아이들을 위한 시설과 공간들이 배치된 것을 보면서 `외면보다 내면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이 와 닿았다.

 

학교시설과 공간, 이 공간에서 생활하는 구성원들의 생각은 막힘없이 열려 있었다. 학교 교장 선생님이 학교 교육과정과 운영전반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해 주었다. 교사가 행정업무가 아닌 교과지도와 학생생활지도 등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600명이 조금 넘는 학생들 중 절반이 다문화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30개국이 넘는 다문화 학생들의 모국어와 종교 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학생 개개인의 모국어를 가르쳐 주고 있었고, 학교에서 가르쳐주기 힘들 경우엔 다른 학교에 보내서라도 다문화 학생들의 모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이 학교의 교육도전 과제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자존감을 가지고 그들의 최대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교육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교사가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했다.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도록 도우려는 그들의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업방해가 심한 학생들이 있을 경우 잠시 밖에 나가 있도록 하는 공간도 마련 돼 있었다. 교실 뒤에 서 있게 하거나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아동학대나 수업권 박탈이라고 보는 우리교육 문화와는 사뭇 달랐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받아들이고 종종 그렇게 밖으로 내보내져 시간을 보낸다는 설명도 있었다. 비옷과 장화 등 개인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들도 1층과 건물 곳곳에 갖추어져 있었다. 게다가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책걸상에 앉지 않고 교실 곳곳에 편안하게 앉거나 기대거나 심지어 거의 누운 자세로 수업을 듣고 참여했다. 하지만 교사는 전혀 개의치 않은 얼굴로 교과지도에 열중하고 있었다. 바른 자세로 들어야 건강에도 좋고 집중도 잘된다고 지도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네 모습이 떠올랐다. 교실은 저학년과 특수반 학생들을 배려해 낮은 층에 배치하고, 다른 교실들은 학년 구분 없이 섞어서 배치하고 있었다.

 

교과교실에는 각종 교구와 교재들이 알차게 구비되어 있었고, 학습 자료를 보관하는 창고에는 가면, 옷, 실, 각종 공구와 재료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필요한 경우 학생이든 교사든 누구나 필요할 때 가져다 쓰고 정리해 두면 된다고 한다. 수업하는 교실에도 편하게 들어가 볼 수 있었다. 학생들 책상에 교과서가 없었고, 필요한 경우에만 자유롭게 개인노트에 필기를 하면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북유럽혁신역량 강화 연수를 다녀오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우리 보다 좋은가?" 였다. 큰 고민 없이 대답했다. "정말 많이 다르고, 배울 점도 많았고, 우리 교육현장에 적용해보면 좋겠다 싶은 점도 많았습니다." 라고. 비슷한 질문들에 주저 없이 내가 이렇게 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확신 때문이었다. 그들은 우리교육이 풀지 못하고 있는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열쇠를 이미 오래전부터 발견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를 성장시키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더 좋은 열쇠를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었다.  우리 울산교육청도 같은 교육목표를 지니고 부단한 혁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은 녹록치 않은 상황들이 겹겹이 쌓여 길이 보이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 울산교육도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에게도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적지 않은 이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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