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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명절 대목 그늘진 이웃도 살피자
 
편집부   기사입력  2019/09/08 [18:59]

이번 추석 명절에 울산 시민 5명 중 1명은 `혼자 지낼 것`이라고 한다. 연휴 기간에도 근무한다는 사람이 근로자 중 45%를 차지한다. 이들 이야기로만 따지면 `명절 실종`에 가깝다.


단 며칠간의 명절기간에 수천만 명이 이동하는 걸 보고 어느 외국인이 `민족 대 이동`이라고 칭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명절 대목 곳곳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지역 중소기업체의 70%이상이 올 추석 상여금 지급을 보류했다.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울산지역 대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8만 명이다. 중소기업 근로자는 25만여 명이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근로자 3명 가운데 1명은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소외계층으로 들어가면 이런 양극화 현상은 더 심각하다. 그들은 먹고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마저 훼손당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만난 한 독거노인은 "이제 바라는 것도 없고 살만큼 살았으니 이렇게 누운 채로 조용히 눈을 감고 싶다" 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명절을 홀로 보내시는 게 안타까워 보여 "자제분은 없느냐"고 묻자 "있지만 사는 것이 바빠서 잘 찾아오지 않아. 다들 바빠서"라며 자신의 처지를 자식 대신 팍팍한 삶의 탓으로 돌렸다. 매달 받는 기초노령연금 30만원으로 월세 내고 생활해야하는 이 노인은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여름 더위를 선풍기 없이 버텼다.


울산을 흔히들 `부자 도시`라고 한다. 1인당 총생산이 6만 달러에 육박하고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1위를 몇 년째 고수하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지만 속빈 강정이다. 명절 대목에 그나마 8만여 명은 귀향비니, 상여금이니, 격려금이니 몇 푼이라도 받지만  약 25만 명이 숨소리를 죽여야 하는 곳이 바로 울산이다.


또 몇 천원의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해 팔순 노인이 여름 내내 찜통 방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 우리 주변의 현실이다. 가진 사람과 여유 있는 사람들이 명절을 맞아 그들 앞에서 우선 겸허하자. 노력한 만큼 거둬들이고 이를 즐기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순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도 있다.

 

바로 그늘진 이웃에 대한 배려심이다. 특히 명절 대목일수록 자신보다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출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공동체의 미덕이고 존재 이유다. 가진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 앞에서 거들먹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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