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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김승 시인   기사입력  2019/09/24 [15:35]

이긴 사람이 한 잎씩
머리부터 떼어 내기로 해
그다음은 왼쪽 팔과 오른쪽 팔을
그리고 양쪽 갈비뼈
두 다리마저 다 떼어내고
척추뼈만 남긴 사람이 이긴 걸로 하자

 

먼저 버리는 사람이 먼저 떠날 수 있는 세상
바람에 흩날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질 때의 황홀함은
이긴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

 

이파리를 다 떼어낼 때까지 아픔도 있겠지만
바둥바둥 붙어 있어 보아야 한나절인데
매미가 울기 시작하고
아지랑이는 고물고물
사다리 없이도 하늘을 기어오르는데
물 한 모금 없이 마른하늘을 쳐다보며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건 비참한 일이지

 

우리
그냥
하나씩 하나씩
가벼워지자
먼저



 


 

 

▲ 김승 시인    

퇴근길에 아카시아 꽃을 보면서 어릴 때 아카시아 꽃잎을 따 먹고가위바위보를 하면서 아카시아 잎 하나씩을 떼어내던 놀이가 떠올랐다.이긴 사람이 자신의 것을 먼저 버리는 것. 이 삭막한 자본주의 세상에선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것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져주면서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생각하면서 이 시를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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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24 [15:3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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