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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미술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학원 대표   기사입력  2019/09/29 [15:34]
▲ 김재범 도예가 자운도예학원 대표    

반구대 암각화는 올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어김없이 물에 잠겼다. 이 귀중한 문화유산을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해 둬야하나 자괴감이 든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물고문 당한 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공룡의 흔적과 인간의 흔적이 공존했던 선사시대와 역사시대 `원시역사문화공원`이 바로 반구대와 대곡천 일원이다. 이곳은 인류의 역사 95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긴 시간의 흔적이다. 이 지역 전체를 `원시역사문화지구`로 조성해도 좋을 만큼의 문화보물을 울산은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토록 가볍게 치부되는 연유가 무엇일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원시문화유산은 지금까지 인류가 이뤄낸 기술적 진보나 인간의 노력으로 쉽게 획득할 수 없는 `초인류문화상품`이다. 원시(?) 경우에 따라선 무식이나 무지함을 조소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문명이전의 자연그대로 상태를 말하고자한다. `언제이었을지 모를 처음 시작된 그대로 있어 발달이나 훼손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원형이 잘 보존되어있다는 것은 발전시대의 시각으로 보자면 낙후되어있다는 의미다. 역설적으로 원시문화유산은 원형이 잘 보존되었을 때 그 가치는 무한대가 된다. 생존이 걸린 문제가 아니라면 지혜를 짜내고 할 것도 없이 자연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인 셈이다.


인류문화유산은 울산시민의 것만이 아니라 지구시민들의 유산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반구대 암각화는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소중한 것인가? 원시미술에 나타나있는 문양들은 무엇을 상징 하는가. 원시미술에는 주로 사람, 동물, 나무, 돌, 풀 등이 그려지거나 조각된 채 다양한 모양과 형태로 등장한다. 이러한 문양 형태는 자연물의 특징적인 상징성을 부각시켜 형상화한 것들이다.

 

선사시대에도 의식을 치르는데 장식적인 요소로 쓰여 졌음은 당연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덧붙여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예컨대 문양들의 실체가 가진 힘이나 재능을 소유자 인간이 가질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미의 토템(totem)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시미술들은 현대까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 왔을까? 유명한 현대미술가들 중에는 원시미술을 작품 속에 차용하거나 응용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경향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든 시대나 사회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현대에도 전 세계적으로 부족민들은 시대 변화에 순응하는 한편 정치, 경제, 사회변화의 압박 등 환경변화에도 다소 이색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그렇다고 순탄하게 유지되어온 것만은 아니다. 이를테면 기독교나 이슬람 문화권 등 일부 종교 세력과 식민정부의 강력한 통제와 억압으로 원시미술의 원형이 훼손되고 사라지는 위기를 맞기도 한다.


다음 질문에서 살펴보자면 이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원시미술들은 왜 만들어 졌을까? 원시부족사회의 한 단면을 살펴보면 그 해답이 보인다. 원시사회에서 의식과 축제는 부족민들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나아가 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용맹함을 키우고 단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론 내세와 또 다른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인간에게 동물, 숲, 강, 바위 등 초자연적인 힘들은 다산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식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원시 부족들의 축제에서 자연물을 닮은 가면이나 조각상을 만들어 활용해 오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마지막으로, 원시미술에서 다루어지는 재료와 만든 의미는 특별한 것이 있을까? 오랜 세월동안 조각, 공예 예술가들은 의식적으로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나 물건을 이용하여왔다.

 

그 결과 가죽, 뼈, 나무, 풀, 돌, 흙 등 자연스럽게 자연에 널려있는 것들로 다양한 종류의 공예품을 만들어 일상생활에 사용하여 왔다. 부족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깃털, 산호, 상아, 보석 등을 활용하여 화려한 장식을 올리기도 하였다. 그밖에도 유리구슬, 황동, 청동 무역을 통해 들어온 서구문물은 원시미술의 새로운 발전을 견인하였다. 아프리카의 비즈공예가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 우리가 의식 때 패용하는 보석장신구도 의미가 다르지 않다. 문화인을 자청하는 현대인들의 바탕엔 원시의식들이 숨 쉬고 있음을 부인키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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