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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회> 황홀한 구린내
 
정성수 시인   기사입력  2019/09/29 [15:36]

변기 위에 앉았다 그리고는
힘껏 밀어냈다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오만상을 찌푸리고 고통스럽게
세상에 나온 것
그것은
한 편의 시였다

 

다행이다
아직은 변비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황금빛 똥이 아니더라도
자주 자주 밀어낼 수만 있다면
하루에도
몇 그릇의 밥을 먹고
똥통을 깔고 앉자서 코를 벌름거리며 시똥을 싸리라

 

한 편의 시가 풍기는
이 황홀한 구린내

 


 

 

▲ 정성수 시인    

과거에는 논ㆍ밭 작물에 필요한 거름으로 똥을 사용했다. 똥을 대신할 비료가 마땅치 않은 시절의 똥은 중요한 비료이었다. 즉 똥은 `자연에서 음식으로 다시 똥으로, 똥에서 거름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자연 자원으로 자리매김하여 최근까지도 도시인의 똥은 주변 농촌 지역의 비료다. 현대에 들어서 똥은 인간의 위생적 삶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버려야 하는 물질로 치부되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없애야 하는 천덕꾸러기로 여긴다. 이러한 관점에서 똥 처리 과정은 `자연→ 음식→  똥→ 수거→ 처리→ 하천 방류`로 이루어짐으로써 수자원적 낭비와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자원의 순환 시스템에 역행하는 형태로 정착되고 있다. 또한 비데가 일반 가정에도 보급되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똥은 수자원의 낭비를 부추기고 자연을 훼손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똥은 밥이고, 밥이 똥이라는 생태적 생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똥이야말로  부엌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보내 버려야 할 나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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