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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연구개발 사업, 미래지향적으로 기획해야(2)
 
김홍범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기사입력  2019/09/30 [15:41]
▲ 김홍범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해럴드 커즈너(Harold Kerzner)는 기획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의사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의 제거 혹은 감소, 사업 혹은 조직의 운영에 대한 효율성의 향상, 목표에 대한 확실한 이해 및 작업 혹은 활동을 모니터링 하고 통제하기 위한 기반제공 등 4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기획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 R&D 기획은 연구개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해 대규모의 연구개발사업이 수행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변수의 복잡성으로 인해 연구개발에 대한 연구기획의 역할과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현재 대규모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기획과정에서는 프로세스 상에서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대규모의 기획인력을 구축하고 관련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와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 및 관련 기술개발 요소에 대한 상세 분석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예타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는 내용의 보완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볼 때 기획보고서에 담아야 할 내용을 완전하게 담지 못했던지, 아니면 같은 기술개발요소를 보는 시각이 다른 것이다. 이러한 소모적인 기획과 예타조사라는 평가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함께 사업을 만들어가는 것을 제안해 본다. 


기존의 대규모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기획에서도 많은 관련 주체들의 참여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기존방식을 확대하여 아이디어 공장(IDEAS Factory)을 통해 기획 주체와 평가 주체,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등 최대한 많은 주체(연구자, 기업가, 연구 관리 전문가, 정책 전문가, 특허 전문가 등)가 참여하고 특정 주제에 대한 집중적인 워크숍(closed, 1주일 장기)을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 및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치매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기획이라면 R&D 측면(R&D 연구자) 뿐만 아니라 국가의 돌봄 지원 등 치매지원 측면정책(사회과학자)의 상호 연관 관계 분석을 필수적으로 하는 단계를 거침 후 종합적인 토론을 통해 지원 프로그램을 고려한 R&D 기획을 추진함으로써 정부 예산 지원의 효율성을 제고하여야 한다.

 

또한 다양한 전문가의 참여로 기술개발 요소의 상세 내용을 공유하고 전문가들의 가감 없는 논의/논쟁을 통해 의견을 모음으로써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등 기존의 관련 분야 전문가의 기술 중심의 논의가 아닌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수의 폐쇄적이고 세세한 기획을 탈피하여 다양한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집단 기획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R&D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신뢰하는 문화의 정착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긴 호흡으로 먼 미래를 바라보는 시야가 확보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체질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시간 다양한 동료와의 논의/논쟁을 통해 함께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를 생성하는 연결 고리를 확보하고 정상적인 상황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매우 혁신적이고 위험을 수용하는 연구 활동을 자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기획, 실행 측면에서 예타는 제시된 기획보고서에 대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소수의 연구진에 의해 이루어진 내부 의견에 매몰됨으로써 평가의 객관성이 저해되거나 평가 결과의 왜곡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다년간 준비한 기획보고서에 투입되는 예산과 시간과 더불어 예타조사 시 소요되는 시간과 예산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정책적으로 집중해야 할 것과 연구자가 필요로 하는 특정 주제에 대해 `생각의 공장(IDEAS Factory)`을 오픈하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방향을 설정하고 함께 정부 예산 지원의 효율성에 입각한 심층 토론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함께 구성하는 방식을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거기에 다년간 예타조사를 통해 R&D 기획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중심으로 기획 주체와 평가 주체가 함께 정부주도의 기획을 실시한다면 급변하는 기술변화에 대응하고 기획과 평가가 분리되어서 초래되는 소모적인 시간과 예산의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예타를 어느 부처가 리딩하면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진부한 논쟁이 아니라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있어서 예타를 수행해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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