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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안전한가
 
권오성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10/07 [16:23]
▲ 권오성 칼럼니스트    

20년 전 씨랜드 참사로 아들을 잃고 자신이 스포츠선수로 받았던 훈장을 되돌려주고 이민을 떠났다는 어머니가 새삼스럽게 생각이 난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내가 태어난 나라를 두고 낯선 이국으로 이민을 떠났을까! 한참이나 지난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논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안전사고에 대처하는 형태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태풍피해 정도가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엄청난 대재앙을 아니었기에 다행이다. 재난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이재민, 당장 아이에게 먹여야 할 분유가 필요한 엄마는 여전한데 이들을 돕겠다고 모금함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던 국민들의 모습은 지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묻혀 버렸다. 이렇게 국민들이 이재민을 위한 성금 모금에 등을 돌린 것은 큰일을 당할 때마다 입이 아프게 재발방지대책을 세운다고 떠들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텅 빈 껍질뿐이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국민의식이 문제라고 일부 촉새 같은 집단에서는 말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은 면피 아니면 이론적 회피에 불과하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다. 우리는 고래로 양지바른 곳에 흙으로 집을 짓고도 몇 대를 잘 살아왔다. 그러면서 개개인이 당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고 재발방지대책까지 세웠었다. 

 

문제는 국가를 운영하는 부처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건 ㆍ 사고 때문에 애꿎은 선민만 희생양이 되어야 하기에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安全第一`이란 표어를 공사 현장이나 산업 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 표어는 최초 미국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safety first`를 일본이 빌려와서  `安全第一`이라 하고 사회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여러 가지 관리 기술을 들여와서 정착시키고 효과를 극대화하므로 미국이 오히려 역수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예로 도로에 긴급보수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안전 복장을 한 안전요원이 수신호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일본식 安全第一이다. 그런데 우리는 맨홀 뚜껑을 열고 작업하면서 그 앞에 작업용 차량을 세워놓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아찔함을 느낀다. 우리는 `설마`와 재수 사이에서 외줄 다리를 타는 것 같은 안전 불감증으로 더 나빠지고 있지만, 관심이 없다. 왜?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율은 강제성으로 인한 유도장치가 정착되었을 때 이야기다.

 

사고는 무질서 그 속에 항상 내재하여있다. 누구나 사고로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System이 그렇게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해난 사고는 징그러울 만큼 정치 이슈로 활용도가 높았다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다. 희생된 영혼보다 이들을 이용 가치로 본질을 호도한 슬픈 시대극이 되었다고 본다. 사고는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악귀가 되어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도사리고 있다.

 

지금까지 정도가 심각했던 인재의 사례만도 환풍구 덮게 위에서 공연을 관람하다 10여 명이 사망하였다. 그때도 부실시공과 관련한 책임자가 밝혀지고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건설 현장 구조가 파악됐으며 안전 불감증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떠들고 분노하는 것 같았던 언론도 냄비처럼 달아올랐다. 소리 없이 사그라졌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소방점검 미비 비상 탈출로가 적치물로 막혀 있었다. 2018년에는 대형 물류 현장에서 불과 3달 사이 3명의 근로자가 연이어 사망한 일도 있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우리는 사후 약방문이란 말처럼 책임론으로 입방아 찧고 있으며 그 입으로 들어간 국민의 혈세는 천문학적 숫자일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도 계속 밀어 넣어야 하는 국민은 서글프기만 하다.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지팡이가 썩어서 힘없이 저절로 넘어지는데 선민은 무엇에 의지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 같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참 그럴싸한 구호이다. 허울뿐인 글귀만 믿고 살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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