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오전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소회의실에서 지난달 28일 염포부두에서 발생한 선박화재 사고 수습을 위해 유관기관과 선박 관계자 등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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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울산 염포부두에서 화재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에 아직 실려 있는 화학물질을 이번 주말부터 다른 선박에 옮겨 싣기로 했다.
시민안전을 고려해 신속한 환적을 요구해 온 울산시의 요청과 화학물질 추가 누출 가능성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사고선박에는 현재 14종의 액체 위험물 약 2만7천 톤이 적재돼 있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8일 해수청 소회의실에서 선주사를 비롯해 방재센터, 소방, 해경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고수습 대책회의를 열고 화재가 발생한 2만 5천881 톤급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내부에 적재 돼 있는 위험물질을 환적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사고선박에 실려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샘플링`조사를 마무리한 후 오는 12일부터 다른 선박에 옮겨 싣기로 확정했다. 환적 장소는 사고선박이 정박 돼 있는 염포부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울산시는 시민의 안전을 고려해 울산 신항 방파제 환적 전용부두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 사고선박이 부두에 계류돼 있고, 동력이 끊긴 점 등을 고려해 염포부두에서 환적하기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 측은 환적작업에 투입될 선박 1대를 10일까지 울산항으로 입항시킬 계획이다.
작업기간은 약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환적이 이뤄질 동안 울산대교 통제 여부는 추후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4일 울산시는 해양수산부에 울산대교 하부 항만 일원에서 위험물질을 환적할 수 없도록 요청한 바 있다. 대교 위를 통행하는 차량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다.
한편 선주 측이 지난 4일부터 선박 내부 물질에 대한 샘플링 작업을 벌인 결과, 현재 대부분의 물질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박내부 `밸런스 탱크`에서 여전히 화학물질이 측정되고 있어, 환적 할 때 이 공간은 폐쇄하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선체감식은 화물이적이 완료된 후 다시 논의하는 것으로 이날 회의에서 결정됐다. 사고선박 처리문제도 선채감식이 끝난 뒤 재운항 또는 폐선이 결정될 전망이다.
유상준 울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선주사에 따르면 현재 선박 내 물질은 안전한 상태며, 환적 시 기술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해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해수청 등 유관기관도 안전이 완전히 확보된 후 작업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시민들이 겪은 피해에 대해 선주 측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선주측은 상황이 정리된 후 홈페이지나 언론 등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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